[롱샹] 르코르뷔지에의 '노트르담 뒤 오'성당
전날 밤, 프랑스로 넘어와, 오늘은 롱샹에 있는 '노트르담뒤오(Notre-dame du Haut)' 성당을 보고, 스위스 국경을 넘어 몽트뢰까지 내려가는 일정. 은근히 동선이 길지만 중간중간 볼거리가 많으니 재미있는 하루가 될 것 같다.
현대건축 양식에 큰 이바지를 한 걸로 유명한 스위스 태생의 르코르뷔지에는 몽트뢰 호수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있는 라쇼드퐁(La Chaux-de-Fonds)에서 출생했다. 노트르담 뒤 오 성당이 있는 롱샹에서도 멀지 않은 위치.
꽤 시골길로 달려, 노란색 자그마한 간판이 반기는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유럽에 있는 유명한 건축물들은 시골에 덩그러니 있는 경우가 많아서, 막상 그주변에 가까이 가도 여기가 맞나, 싶은 곳이 많다.
이 성당도 마찬가지. 성인 1인당 5유로의 입장료가 있지만 놀랍게도 한국어 안내 브로셔도 있다.
책자에는 이 성당의 역사에 대해 쓰여있는데, 지금의 외관은 1955년 르코르뷔지에가 건축한 것이지만,
시골 들판을 내려다보는 약간의 아담한 구릉지에 위치한 이 성당 자리에는 1세기부터 경건한 예배를 드리는 성소가 있었다고 한다.
현대사를 거치면서 몇번 파손되고 재건되기를 반복했는데, 2차대전 당시 교전으로 심하게 파손된것을 르코르뷔지에가 성당을 지어 헌정했다고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건 2016년.
콘크리트로 된 외관도 독특하지만, 더 놀라운 건 안에 들어갔을 때이다.
외부에서 비치는 자연광을 최대한 실내로 들여 활용한게 특징. 밖으로 뚫린 작은 네모들 사이로 빛이 들어오고 스텐드 글라스를 통해 여러 색을 띄게 된다. 한쪽 구석에는 천장까지 높은 공간이 그대로 뚫여있다.
르코르뷔지에 건축물
겨울에 꽤 춥겠다는 생각이 직관적으로 들긴했지만.
유럽에서 본 고전적인 성당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긴 하다.
성당 외부 구조는 단순해서, 르코르뷔지에 이후 장 프루베라는 건축가가 1975년 설치한 종탑이 있고, 1944년 성당 위치에서 있었던 전투에서 전사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참전용사들의 건의에 따라 지었다는 '평화의 피라미드'도 있다.
어디를 가나, 2차 대전의 참화의 흔적은 툭툭, 예측하지 못하게 튀어나온다. 그만큼 유럽 전역이 영향을 받았다는 뜻이겠지.
건축에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면 별로 감흥이 없을수 있는데,
지금이야 단순하고 튼튼한 콘크리트 건축이 대세가 되어 이런 성당이 큰 감흥을 주지 않지만, 고전적인 석재와 목재의 성당들과 비교해 1950년대에 지어진 이 성당은 아주 특별한 존재였을 것이다.
주변에 볼 것은 특별히 없으니, 스위스로 내려간다면 바로 여기서 목적지를 찍으면 된다.
우리는 뇌샤텔 호수부터 들를 것이지만, 그 중간에 비넷을 사러 스위스 국경에 한번 내려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