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여행/싱가포르

[싱가포르] 칠리크랩 @클락키

Alice1911 2024. 10. 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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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첫 번째 싱가포르 이야기에는 쓰지 못했지만 이번 싱가포르행은 여행은 아니고 출장길이라,
일반적으로 많이 가는 관광명소보다는 들렀던 식당과 묵었던 호텔 주변으로 글이 나오는 중이다. 
 
저녁을 먹었던 곳은 클락키 센트럴(Clarke quay central)이라는 몰 안에 있는 TungLok Signature라는 중식+싱가포르 스타일의 식당이었다. 
 
클락키는 싱가포르 주요 지역 중의 하나인데, 예전 싱가포르항에서 자재들을 운반하던 선적항구처럼 이용되었던 클락키를 1970-80년대에 개발해서 오늘날과 같은 관광지로 거듭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 지역이 특징적인 이유는, 강가에 싱가포르가 식민지이던 시절 건설된 콜로니얼 스타일의 건물들이 알록달록하게 늘어서 있는 모습, 그리고 그 주변으로 형성된 상업시설들이 일반적인 상업지역과는 다른 정취를 띄기 때문이다. 
 

클락키와 싱가포르강


클락키 센트럴 몰은 여의도 IFC와 같이 가운데가 오픈된 대형 쇼핑몰인데, TungLok Signature 식당은 2층에 있다. 나중에 오가면서 보니 체인점인 듯 여러 곳에 지점이 있더라. 

싱가포르 칠리크랩 맛집

 
북경오리와 칠리크랩이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 칠리 크랩은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로컬푸드이다. 
크랩의 크기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하고 소금, 후추, 커리 양념, 칠리양념 등 전체적으로는 10가지 가까이 되는 시즈닝 중에 골라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중에 달콤 매콤한 칠리 양념이 제일 인기가 있는 것이겠다. 
 
칠리 크랩을 시키면 손바닥 크기보다 좀 작은 네모난 튀긴 꽃빵이 같이 나온다.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맛이 기가 막히다. 비주얼도 귀엽고.

우리가 치킨집에 가면 그렇듯이 칠리 크랩은 앞치마와 투명비닐장갑이 같이 나온다.


칠리크랩과 튀긴 꽃빵


서양 사람들도 장갑을 끼고 낑낑거리며 크랩의 다리를 부러뜨려 속살을 꺼내먹느라 순간 테이블 전체가 조용해진다. 칠레에서 온 대표는 칠리 크랩이 반사회적인 음식이다, 대화를 할 수 없게 한다,라고 농담을 던져 사람들이 깔깔 웃기도 했고. 
 
북경오리는 익숙한 맛이지만 깔끔하고, 손질을 다 해서 파와 소스를 묻힌 상태로 접시에 담겨 나온다. 
 
그 외에도 생선 수프나 볶음밥, 가지요리 등도 모두 맛있었다. 특히 수프는 불을 붙여 나와서 안에 들어간 생선이 한 번 더 쫀쫀하게 익을 수 있게 하는데 훨씬 더 쫄깃한 맛이 났다. 수프만으로도 너무 흡족했던 저녁 코스.

불이 붙어 나오는 생선 수프


흔한 중국집 같지만 은근히 싱가포르 전통음식이 섞여 있고, 락사와 같은 전통 길거리 푸드도 파는 것 같다. 
 
식사를 끝내고 나오니 클락키의 밤거리는 그야말로 불야성. 10월의 싱가포르 저녁은 더위가 살짝 가신 24-25도 내외라, 걸어서 도심을 배회하기에 딱 좋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이곳도 웬만한 상업시설들은 9시까지는 열고 있어서, 뭔가를 사 먹고 구경하기에 좋다. 
 
이번 우리의 숙소는 Oasia Novena 호텔이었는데, 이 지역을 노베나라고 부르는 듯했다. 호텔 체크인할 때 보니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들이 막 비행을 떠나려고 로비에 집결해 있는 모습.

승무원들이 묵고 있다는 건 그 호텔이 초호화급은 아니지만, 가격 대비 시설이 깔끔하고 교통이나 위치 면에서 무난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출장으로 오면서 잡아준 호텔인데, 바로 앞에는 초고층 아파트의 공중정원과 아래쪽 수영장이 통창 너머로 보이고, 왼쪽으로는 일출도 잘 보이는 위치라, 개인적으로는 만족했다. 
 
바로 앞에 노베나 쇼핑몰이 있는데, 여기 가서 망고를 가운데 넣고 코코넛 젤리로 감싼 싱가포르식 디저트도 사다 먹었다. 언제나 빼먹을 수 없는 스타벅스도 쇼핑몰 1층에 바로 있더라. 시티컵 중에서도 싱가포르 디자인이 좀 더 현대적이어서 맘에 들어하며 구매했다. 
 
저녁시간 싱가포르 시내 산책은 참 좋다. 안전하면서도, 적당히 사람이 많아 흥겹기도 하고, 날도 덥지 않고 온기가 남은 정도의 온도라 여러모로 기분이 좋다. 
 
마리나베이샌즈 쪽으로 가보지 못한 건 아쉽지만 19년 만에 돌아온 싱가포르는, 오히려 한층 더 세련되고도 흥미로운 거대 도시의 면모를 제대로 뽐내고 있어서, 개인 일정으로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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