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스위스

[피르스트] 아이와 스위스 여행 feat. 눈썰매타기

Alice1911 2024. 3. 17.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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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없는 경우라면 스위스 여행의 많은 부분이 하이킹이 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5살짜리를 데리고 다녔고 계절도 겨울이라 아마 여행의 내용이 많이 다를 것 같다. 하지만 아이가 있으면 있는 대로 스위스 여행은 좋다. 
 
피르스트에 올라오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액티비티인 플라이어나 글라이더를 타보려고 했는데, 아이 키가 한참 모자랐다. 120센티는 되어야 한다니, 초등학교 이후여야 겨우 가능해 보였다. 물론 어른인 나도 글라이더는 엎드려 타야 하는 자세 때문에 꽤 무서워 보였지만 용감한 아이라 해도 어느 정도 키가 되어야 한다. 
 
거기다 대기 마감시간도 3시 30분이 마지막. 우리가 도착한 4시경엔 이미 사람들이 줄 서 있기는 했는데 새로 줄을 서지는 못하게 했다. 그래서 스키 대여샵에 갔더니 플라스틱으로 된 눈썰매를 파는 거다. 이렇게 장엄하고 멋진 피르스트에 와서 9프랑짜리 눈썰매를 타는 게 좀 웃길 수도 있지만 5살 아이에겐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스키어들이 옆으로 슝슝 지나가는 사이로 인적이 좀 드문 언덕을 찾아 올라갔다. 거기서 눈썰매를 타니 딱 좋았다. 
10번은 반복한 것 같은데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우리는 스키를 못 빌렸어도 하나도 슬프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오후 5시를 넘어가고, 스키 타는 사람들도 다들 내려가는 분위기라 우리도 곤돌라를 타러 갔다. 한 시간 가까이 걸리는 곤돌라에서 아이는 쿨쿨 자고, 무사히 그린덴발트 역으로 와서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이동해서 기차를 타고 내려왔다. 
 
뭔가, 액티비티를 위주로 할 거라면 굳이 숙소가 인터라켄일 필요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린덴발트까지 가는 것만도 50분은 걸리기 때문이다.

융프라우 vip 패스


호수 등 주변까지 넓게 볼 거라면 인터라켄은 좋은 옵션이고, 스키 타고 고지대의 마을들을 가보고 싶다면 그린덴발트나 라우터브루넨같은 곳에 숙소를 정해도 좋을 것 같다. 
 

융프라우 vip패스에 포함된 튠 호수 유람선


피르스트는 융프라우요흐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풍경도 아름답고 할 수 있는 활동도 많고, 우리는 타지 못했지만 겨울이 아닌 계절에 왔다면 바이크를 타고 초록색 능선을 따라 내려올 수도 있을 거라 꼭 와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도 여름에 한 번 더 스위스에 와보기로 했다. 겨울과 여름의 스위스는 색감도 느낌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동차로 이동했기 때문에 융프라우 vip 패스만 샀지만, 하루에 모든 교통수단을 탈 수 있는 세이버데이패스는 하루에만 해당되므로 이동을 많이 할 날을 미리 생각해서 사는 것도 방법이다(그래도 융프라우에 올라갈 거면 vip패스를 사는 게 좋다고 생각됨).
 
우리는 현장에서 살 수 없다는 걸 몰라서 루체른에 있는 하루는 세이버데이패스를 쓰지 못하고 유람선과 케이블카 돈을 따로 냈는데, 패스를 꼭 미리 구입하는 게 좋다.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실제 몇 군데 픽업장소에서 다음날 픽업할 수 있고 당일 구매는 불가능하니까. 
 
그리고 한두 달 전처럼 아주 일찍 사면 50 프랑 초반에 살 수 있지만 임박해서 사면 100프랑 정도 낼 생각을 해야 한다. 그래도 유람선 편도가 이미 60프랑은 되기 때문에 패스가 당연히 유리하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날씨 운이 중요하다. 날씨는 인터라켄 기준으로만 하지 말고, 융프라우요흐, 그린덴발트, 피르스트 이렇게 가려고 하는 목적지별로 다 검색해서 확인해 보고 가는 게 좋다. 그린델발트는 맑은데 융프라우요흐는 흐려서 산 정상을 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르스트 풍경


아침에 확인해 보고 동선을 정하기. 그런 면에선 세이버데이패스는 당일에 결정할 수 없으니 산에 올라가는 상황이면 vip 패스가 좀 더 편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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