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2월 여행은 부산. 부산시 기장군에 있는 아난티 코브.
아난티는 원래 힐튼 아난티로 운영되다가 힐튼 브랜드를 떼고 아난티 자체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2019년이었나, 아직 힐튼과 운영하고 있을 때 와보고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연말 1박으로 여정을 짜보았다.
이번 아난티에 다시 가보니, 제대로 리조트를 설계해 놓았고, 수영장 시설도 너무 좋았고, 바다를 바라보는 나무 데크에 아크리스마스트리 장식도 제대로 해놓아서 대만족. 여름에 또 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루 반을 어떻게 보냈는지 얘기해 볼게요.
체크인 시간인 3시 조금 전,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고 지하 1층으로 올라갔다. 사실 투숙은 처음이라 체크인이 10층인 줄도 지하 1층 직원분께 물어보고서야 알았다. 호텔 부지가 꽤 넓어서 크게 두 군데로 엘리베이터가 나누어져 있다.
지하 1층에 '이터널저니'라고 불리는 서점이랑, '아난티 타운'이라고 불리는 야외 쪽 상업시설이 연결되어 있고, 수영장 시설도 Waterhouse라고 해서 아난티 타운 쪽에 입구가 따로 있다.

10층에는 식음료 매장이 있고, 체크인 부스는 여러 곳이라 손쉽게 체크인 완료.
워터하우스는 투숙 중 1번만 쓸 수 있는데 어른 2명만 제공되고 아이는 따로 4만 5천 원을 결제해야 이용할 수 있다.
부산 아난티코브 1박2일
가족 데리고 가는 투숙객이 많을 텐데, 좀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Ananti 앱을 깔면 처음에 웰컴 쿠폰처럼 10% 쿠폰이 몇 개 나오는데, 워터하우스 입장에도 쓸 수 있어서 할인을 받아서 4만 5천 원.
객실로 이동한다. 디럭스 트윈룸이고 3층의 제일 끝에 있는 객실인데, 침실 공간과, 침실만큼 큰 욕실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의 20평 정도 되는 꽤 넓은 크기.
역시 백미는 화장실에서 테라스로 나가는 쪽에 있는 타원형의 욕조. 어른과 아이가 함께 들어가도 여유로울 만큼 꽤 넓고, 미닫이 문으로 다른 욕실 공간과 분리도 가능하게 되어 있어 마음에 들었다.

어메니티는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려는 고민 끝에 개발했다고 하는데, 고체로 된 샴푸바, 컨디셔너바, 바디바가 종이 케이스에 들어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쏙 들었다. 플라스틱 쓰레기라고는 하나도 나오지 않고, 바디바를 써보니 퀄리티도 좋다.
욕조에 들어갈 때 쓰라고 배스 솔트도 있어서, 한 통 다 따뜻한 물에 뿌려서 딸내미랑 같이 저녁에 반신욕도 하기로.
세면대를 2개 갖춘 욕실 공간도 우드 인테리어로 차분하고도 따뜻한 느낌이 들게 해 두어 맘에 들고 샤워부스와 변기 공간도 각각 별도 룸으로 분리되어 있다.
제일 출입문 가까이에 드레스룸이 있고 서랍장도 몇 칸 있어 짐 정리하기에 좋다.
객실 공간은 아난티 자체 브랜드의 커피캡슐(네스프레소 혼용) 3-4개와 커피 머신이 있다는 점 외에는 특장점이 없는데, 워낙 욕실 공간이 좋다.
이번엔 한겨울이라 테라스를 열어놓고 쓰지 않았지만, 여름이라면 욕조에서 이어지는 테라스 쪽 문을 열어놓고 바깥공기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테라스에서 바로 바다 전망이 보이진 않았지만, 바다와 리조트 사이의 잔디 산책길이 보여서 아늑한 느낌을 받는다. 공간 구성은 참 잘해둔 것 같다.
객실에는 안락의자도 2개나 있어서, 의자에 기대 이것저것 할 수도 있다.
대충 객실 파악이 끝난 다음, 호텔 시설을 즐기러 내려갔다. 워터하우스를 오후에 쓰려니 은근히 시간이 빡빡해서 다음날 오전에 세수하기 전에 쓱 가기로 하고 오늘은 지하 1층에서 이어지는 아난티 타운과 이터널저니를 둘러볼 생각.
이터널 저니로 가는 길에는 아난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무인 상점도 있다. 제품이 전시되어 있고, 큐알코드로 아난티 앱에서 연결되는 온라인 샵에서 결제를 할 수도 있게 되어 있어, 여기는 보여주는 목적이 더 크다. 각종 인테리어 소품과 목욕, 수영 용품, 아이 장난감 같이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아이템들이 많다.
이터널저니. 어떻게 리조트 안에 이렇게 제대로 된 서점을 꾸릴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구색만 갖추는 것이 아니라 교보나 영풍에서 살 수 있는 책들을 대부분 살 수 있고, 여행지나 역사적 인물에 대한 서적 컬렉션도 갖추어 놓고, 아이들 책도 꽤 많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고객들을 염두에 둔 것인지, 체험할 수 있게 나지막한 테이블도 몇 군데 있고, 아이들 장난감이며 퍼즐북이며 아동도서며 한 섹션을 제대로 만들어 두었다.

물론 개미지옥처럼 뭔가 아이에게 사주지 않으면 빠져나갈 수 없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공간의 구성이 너무 알차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여유 있게 앉거나 서서 책도 보고 아이 책도 골라주고 하는 모습에서, 기존의 호텔 공간에서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라이프스타일이 나오는 것 같아 참 마음에 들었다.
'책 먹는 여우의 겨울이야기'라는 책도 한 권 사고, 하트 모양의 풍선도 하나 사서 겨우 서점을 떠날 수 있었는데, 혼자 와서 오전 시간에 이것저것 읽으며 옆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는 모습을 떠올리니 그저 좋아서 입꼬리가 실룩이네.
아난티타운부터는 다음이야기에서 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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