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여행/중국

[광저우] 전통 위에 미래를 쌓아올린 자신감의 도시

Alice1911 2026. 1. 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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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에서 출발해서 150km 북쪽에 있는 광저우로 향했다. 교통 체증도 꽤 있었고 해서 2시간 반 정도가 걸려 광둥 성의 중심지 광저우에 도착했다. 선전에서 오는 내내 공장 지대였는데, 광저우 인근으로 오니 오래된 유럽 스타일의 건물들이 보여 눈이 휘둥그레진다.

오후에 둘러본 샤미안섬(Shamian Island)은 과거 광저우에서 유럽인들에게 조계지로 내어주었던 지역이다. 바닷가의 가로로 긴 지역에 유럽식 건물들이 길게 1km 가까이 이어져 있다. 유럽식 건물들을 볼 수 있는 곳은 중국의 다른 지역, 이를 테면 마카오 같은 곳도 있지만, 샤미안섬의 샤미안 거리의 특징은 중국의 젊은 세대들이 개성을 뽐내러 온다는 느낌이 든다는 거다.
 
실제로 고성능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커플로 다니는 젊은이들이 많았고, 제대로 멋 내고 나와 포즈를 잡는 커플들이 많았다. 개중에는 디카를 들고 지나다니는 행인들에게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물론 유료 서비스) 물어보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샤미엔 섬의 스타벅스


거리에 넘치는 어떤 자신감과 낭만이 좋았다. 서울 강남의 90년대 후반의 활력과 자신감과 비슷한 느낌이다. 

광저우의 오늘


이 독특한 매력의 거리를 걷다 보면 민트색으로 칠해진 유럽식 건물에 스타벅스가 들어서있다. 해리포터 캐릭터로 콜라보를 하는 건지 건물 안이나 밖이나 사람들이 가득하다. 안에는 해리포터 캐릭터로 장식이 된 것은 물론이고 해피포터 등장인물로 분한 아르바이트생들이 손님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중국 내 모든 스타벅스가 다 그런 것인지 아까 들렀던 선전 스타벅스도 아르바이트생들은 없었지만 내부 장식은 온통 해리포터 휘장과 장식품들로 가득했다.
 
저녁은 광저우의 인사동에 해당한다는 지역에서 광동식으로 먹고, 배도 좀 꺼뜨릴 겸 베이징루 거리로 나왔다. 그런데 예상밖이다.

도시의 중심거리가 보통 규모가 크긴 하지만, 아까 샤미엔 거리보다 훨씬 더 긴 2km 가까이 되는 거리가 온통 마천루들로 가득하다. 생긴 모양은 잠실 롯데타워와 비슷한데, 호텔 중심부는 오피스이고 꼭대기에는 하이엔드 호텔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대규모 인프라 건설로 도시에 활기에 돌고 사람들에게서도 생기가 느껴진다. 야간 조명이 멋있기는 한데 좀 눈도 부시고, 영혼을 치유하는 평화로운 느낌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런 대규모 건설을 통한 도시의 붐 조성은 요즘 중국 대도시의 트렌드인 듯하다. 유럽에서도 미국에서도 보기 어려운 다른 종류의 활력이다.

광저우가 속해있는 광둥 성은 중국의 지방성시들 중 가장 소득이 높아 1인당 GDP가 1만 5천 불(2023년 기준)에 이른다고 하니, 중국 평균이 겨우 1만 불을 넘었음을 생각하면 상당하다. 이들의 자신감은 경제력에서 오는 것일 수도. 
 
광저우는 위도가 낮아서 12월에 방문했는데도 19도에 이르는 날씨였다. 그래서인지 평일 저녁인데도 사람이 바글바글. 이곳에 5년 넘게 살고 있는 친구는 날씨나 편리성 면에서 한국인들의 거주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겨울 날씨가 이 정도로 따뜻한 건 아니고 10도 근처에서 왔다 갔다인데, 확실히 기후 온난화의 영향인지 이상하게 온도가 높은 올겨울이란다.
 
이번 광저우에서 불편했던 건 오히려 알리페이나 위챗 같은 중국 앱이 없이는 사실상 일상생활이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에서 아예 vpn을 깔고 오면 카카오톡이 되기는 하지만 그나마도 신호가 약하고 속도가 느렸다. 알리페이로만 결제가 되는 곳이 너무 많아서 신용카드는 스타벅스나 외국계 식당 등 제한된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버블티 파는 곳에 갔더니 알리페이밖에 안 되어서 현금으로 결제했는데, 여기 거주하는 친구 말로는 그곳은 그나마 대형 쇼핑몰 안에 있는 상점이어서 현금이라도 받는 것이고, 개별 소규모 매장에서는 현금도 취급을 안 하는 곳이 많단다. 그야말로 알리페이가 없으면 물건 사고팔기가 너무나 힘든 것이다. 
 
위챗이나 알리페이를 다음번 방문 때엔 깔아야겠다고 생각하며, 가급적 대형 식당 위주로 이용하며 다닌 2박 3일이었다. 
 

광저우 중심 거리

도시에는 수천 년이 넘는 광저우의 역사를 알게 해 주는 지역도 있고 21세기 오늘의 중국 대도시를 보여주는 지역도 있다. 거기에 하루 3편씩이나 있는 인천공항과의 직항 편.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가는 주요 루트이기도 하고, 주재기업이 많아 한국에선 비즈니스 수요가 많다고 한다.

한여름보다는 오히려 이런 한국의 겨울시즌이 딱 선선하고 좋아서 광저우 여행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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