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도시의 활기가 넘치는 독일 소도시

Alice1911 2024. 4. 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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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하이델베르크. 사실 이번 독일 여행의 핵심은 로텐부르크였기 때문에 하이델베르크는 들를지 말지도 고민했던 곳이다.

검색해 보면 하이델베르크 대학이나 하이델베르크성이 좋아 보이긴 하지만, 유럽 전역이 다 고성이고 언덕이고, 조그마한 강이라, 비주얼상 강력하게 끌리지 않기도 했고.

그런데, 로텐부르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비스바덴을 갈까 하이델베르크를 갈까 하다가 비스바덴이 고급지기는 하나 별로 볼 것이 많진 않다는 후기를 보고 충동적으로 가기로 결정.
 

메인 거리


하이델베르크에 대해 검색해 보면 주차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할 만큼 주차가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동네는 신기한 것이 파킹이 P1, P2 이렇게 일련번호로 나가는데, 목적지에 가까운 파킹에 대는 것이 사실 좋겠다.
 
우리는 미리 알고 간 것이 아니라 시내 진입해 하이델베르크 대학 근처쯤 가서야 길거리 주차가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도로도 좁거니와 도무지 빈자리가 없다. 그래서 P4로 진입하는데 주차장은 꽉 차 있고 줄이 벌써 10대는 서있다. 그제야 검색해 보니 주차가 주말엔 쉽지 않다고. 거기다 부활절을 낀 토요일 오후가 아닌가.
 
다른 파킹으로 가도 기다리는 게 비슷할 것 같아 그냥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30분 가까이 걸려 주차하고, 대학 쪽으로 나와 검색해 두었던 '소반'이란 한식당으로 갔다.
 
하이델베르크 시내는 하이델베르크 성을 제일 가장자리에 두고, 좁고 기다란 메인스트리트가 이어지는 구조로 되어있다.

하이델베르크 성 내부


마치 알프스산 자락에 있었던 샤모니처럼 약간 리조트 분위기가 나기도 한다. 높은 지대의 고성이 내려다보고 있어서인지, 강이 흘러가는 언저리 작은 도시 중에서도 유난히 북적여서인지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긍정적인 느낌 아닌가 리조트 느낌이면.
 

독일 하이델베르크 성

 
한식당 소반은 뒤셀도르프, 프랑크푸르트에도 있는 한식당 체인인데, 여기는 현지사람들이 훨씬 많을 정도였고, 인기가 많은지 줄 서서 기다려 먹는 상황이었다. 학생들도 많았지만 관광객도 많아 보였고. 음식은 전반적으로 맛있고, 사장님께 하이델베르크가 이 정도로 늘 사람이 많으냐 했더니 일 년 내내 그렇다며 힘들다고 하신다. 장사가 잘되어서 다행이지요 그래도! 
 
하이델베르크 성으로 올라가려면 고지대를 바라보고 이 메인거리를 따라 걸어가면 된다. 그러면 P2 주차장 바로 옆으로 매표소 및 푸니쿨레라를 타는 곳이 나온다. 차로 올 거면 P2에 대는 것도 방법이다. 

푸니쿨레라를 타면 고성이 있는 지대까지 5분 안에 올라가기 때문인지 사람도 많고 줄도 길다. 대신 줄을 빨리 줄어드니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겠다. 단체들도 많은지 매표소를 거치지 않고 줄을 서있는데, 우리는 빨리 가서 표를 샀다. 유모차는 구석에 세워둘 수 있다. 
 

어마어마한 와인저장고


푸니쿨레라는 터널식으로 거의 40도 각도를 한 번에 올라간다. 뭐 터널로 막혀 주변 뷰는 없지만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고성입구까지 갈 수 있으니 편리한 것 같다. 물론 걸어 올라갈 수도 있는데 꽤 경사에 힘들다고 하니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해야. 
 
도착하자 꽤 넓은 지대에 성곽이 보이고, 그 앞으로 성에 속했던 공원이 네카어 강을 건너는 다리까지 이어져있다.

성에서 내려다본 네카어 강


이 성은 기대보다 훨씬 멋지다. 안에 약국박물관이 있기도 한데 줄이 너무 길어 성 곳곳을 탐방했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22만 리터가 한 번에 들어간다는 와인저장고도 보고, 
전쟁을 거치면서 일부 피해를 입긴 했으나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하이델베르크 성의 역사를 설명하는 영상자료도 좋다. 
 
 
무엇보다 네카어 강을 내려다보는 위치의 전망이며, 고딕 양식의 성채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성은 7개의 윙으로 구성되어 독립된 건물을 가지고 있어서 꼼꼼히 보려면 거의 한나절이 다 걸릴 것 같다. 처음에 짓기 시작한 것은 13세기라고 하는데, 점점 필요에 다라 강화된 건물들이 붙어 독일의 대표적인 성채가 되었다고 한다.

그 뒤 수많은 전쟁에서 파괴되고 부서진 곳을 다시 짓고 하는 역사가 반복되는데, 지금의 성채도 파괴된 유적(ruin)으로 분류한다고 한다. 아직도 사용되는 건물들과 대비되는 개념인 듯. 
 
성안의 정원도 너무 예쁘고 석양에 빛나는 성벽과 강이 어우러진 모습도 장관이다. 
 
한참을 감탄하다 내려와 보니 벌써 5시가 넘었다. 스타벅스 가서 하이델베르크 시티컵 하나 사고 서둘러 주차장으로. 

다음 목적지인 본-쾰른까지 가려면 2시간은 가야 하니 서둘러야겠다. 
 
활력과 생기가 넘치는 모던한 시내거리와, 시간이 멈춘 듯 한 고성이 함께 있는 하이델베르크.
그냥 지나쳤으면 이 멋진 도시를 거닐어볼 기회를 놓쳤을 것 아니냐고.

역시 자동차 여행의 매력은 순간 휙 발길 닿는 대로
동선을 바꾸고 맘 내키면 더 오래 머무르기도 할 수 있는 자유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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