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스페인

[똘레도] 똘레도 대성당과 유대교회

Alice1911 2022. 12. 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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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근교 투어

 

똘레도가 비가 와도 좋은 건 맞지만, 워낙 오래된 도시라 바닥이 울퉁불퉁하고 오르막 사이를 유모차 밀며 다니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아이랑 아빠는 식당에서 좀 쉬기로 하고, 가이드 투어의 브레이크를 이용해 긴급 검색을 했는데, 바로 근처에 전통 스페인 식당이 보였다. 사람이 많이 차있으면 우선 합격인데 구글 평점도 좋다. La Marmita Toledo라는 이름의 식당.

시킨 메뉴는 대구와 크림 그리고치즈가 들어간 라자냐, 그리고 감자 크로켓. 수프. 물론 상그리아도 한잔.

이번 여행 내내 1일 1상그리아를 하고 있는데, 겨울임에도 맛있는 상그리아는 모든 식당에 다 있었다.

마드리드엔 대구살을 이용한 요리가 참 많은데, 치즈와 올리브유, 대구살의 조합이 워낙 실패할 수가 없기도 하고, 크림에 달콤한 맛이 들어가 있어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뒷맛도 좋았다. 감자크로켓도 평범하지만 실패할 수 없는 조합.


대구살이 들어간 라자냐

오후에는 유대 교회가 바로 이어진다. 두개의 시나고그 중 하나인 Santa Maria 교회. 똘레도에 강력히 남아있는 이슬람의 흔적은  12세기에 지은 걸로 추정된다는 이 교회 내에도 뚜렷하다. 스테인드글라스와 돔 장식의 공간이, 기하학 무늬가 연속한 이슬람 건축과 어우러져 자못 독특한 분위기다. 내부 벽이 흰색인 것도 마찬가지다.

유대교회


아부다비에서 제일 큰 셰이크자이드 그랜드모스크에서 보았던 건축 양식과 매우 비슷하다. 물론 12세기경에 지어진 이슬람 건축이 현대에 지은 그랜드모스크와 같을 수는 없지만, 이 오래된 기독교의 도시 곳곳에 아랍의 흔적이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스페인의 매력은 몇 배 더 크게 다가온다.

똘레도 대성당의 천장화

마지막으로 스페인에서 두번째로 크다는 똘레도 대성당. 유럽에서 성당을 하도 많이 봐서 사실 큰 기대가 없었는데, 내부에 들어가서는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짓는데 무려 250년 이상이 걸린데다, 나무에 금박을 씌운 제단의 화려함은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또 하나의 경이로운 성당의 소장품은 아메리카에서 갖고온 수십톤의 금이 그대로 사용된 Monstrance of Arfe 라고 불리는 금으로 된 장식품. 1517년부터 7년 동안 세공한 대작이다. 금으로 이런 거대한 규모에 이렇게 세밀한 가공을 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새겨진 성인의 수만 2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 성당의 또하나의 경이로운 지점은, 천장 한 구석에 구멍을 뚫어 자연광이 들어와 금으로 된 제단의 뒷편을 밝게 비추도록 한 장식인데,  투명하게 외부 빛이 들어온다해서 El Transparente 라고 부른다.

El Transparente


채플의 길이도 길고, 제단과 장식품들도 화려하고, 그리스 출신의 그 유명한 엘 그레코(El Greco)의 그림도 여러 개 있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 5-10분 이상 있지 않았던 성당 내부에 30분 이상 있었던 것 같다. 그 옛날 기술로, 천장에 구멍을 뚫어 빛을 들어오게 하고, 그 주변을 성화로 아름답게 장식할 정도의 염원이 대단하다. 스페인의 가장 빛나던 시기의 유산이라고 해야할까.

드디어 3시반경, 투어가 끝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시내 스페인 광장쪽으로 온다. 마지막 한 시간 정도 해가 나는데, 똘레도에 해가 비치면 이렇게 환한 느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유럽의 겨울 여행은 비를 온전히 피하기 어려운건 각오해야 하지만, 그래서 해가 가끔 비치면 훨씬 더 고맙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가 나는 스페인 교외를 감상하며 시내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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