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프랑스

[파리] 3월 파리 여행 계획을 세우는 중입니다

Alice1911 2023. 2. 1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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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에 파리를 가게 되었다.

파리, 이름만 들어도 낭만적이라도 생각했었는데, 어느덧 파리에 있는 많은 것들이 너무 관광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든다.

지난 1월 파리는 오랜만에 에펠탑과 세느강을 보는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좀 더 봄이 되는 3월초에는 어떤 일정으로 채워야할지도 고민이 된다.

언제나 좋았던 튈르리 정원에 하염없이 있기엔 좀 춥고, 몽마르뜨 언덕도, 루브르 박물관도 사람은 엄청나게 많을 것이지만 굳이 가야할까 싶을만큼 관광지의 압박이 크게 느껴진다.


오히려 파리를 회상해보면 동네의 소소한 빵집과 그냥 대충 집어도 맛있는 크로아상, 미묘하게 맛이 다른 커피집 한 두곳 비교해보기, 동네 걷기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너무 관광지가 아닌, 특히 쇼핑은 아닌 곳으로 다녀보고 싶다.

파리에 사는 친구들은 파리가 살면 살수록 좋다고 말하는데, 그건 아마 관광지가 아닌 동네가 되면, 자기만의 동선과 선호가 생겨나면서 가장 개인의 취향에 맞는 지역이 선별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페라 근처 한 카페


현지인처럼 파리 여행하기


예를 들면 나같은 경우는, 좀 뜬금없지만 파리에서 제일 큰 이슬람 사원인 '파리 그랜드 모스크(Grande Mosquee de Paris)'가 그렇게 끌린다.

이곳을 추천해준 친구들은 날 좋은날, 이 조용한 사원 안에 들어가 한적히 걸어보고, 모스크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2유로밖에 하지 않는 민트잎 들어간 티를 마신 기억이 그렇게 좋았다고 한다.

문화와 문화가 만나는 교차점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서유럽의 중심지인 파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아름다운 이슬람 사원의 정원에 앉아 민트티를 마실 수 있다는건
아주 기대가 되는 일이다.

스페인 그라나다나 세비야에 가도, 이슬람이 다스렸던 시기에 지어진 모스크들이 있는 곳이 아름다워서 오래 머물렀는데, 그런 정취를 파리에서도 느낄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입장료는 3유로(어린이나 학생은 2유로)에, 매일 아침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오픈이니, 이번 여행에선 이 모스크에 꼭 가보려고 한다.


두번째로 꼭 가려는 곳은 파리 식물원.

5구에 있는 Hôtel du Collège de France 라는 숙소를 정했으니, 5구에 있는 가볼만한 곳들을 정리하는게 또 중요할 것 같다. 호텔은 역시 검색에 매진하다가, 지나치게 비싸지 않으면서 깨끗하고 친절하고, 약간 한적한 지역에 있어서 너무 붐비지 않는다는 평이 있어
고른 곳이다.

파리하면 몇구에 있니? 란 질문이 먼저 나오는데, 초행길이라면 당연히 랜드마크들을 봐야겠지만, 랜드마크들을 대강은 보았다면, 나는 자신의 숙소를 위주로 동선을 한정해 다니는것도 편안하다고 생각한다.

5구는 노트르담 대성당 아래쪽, 소르본느 대학이 있는 지역. 판테온도 이곳에 있다. 유럽에 살다보니 대성당을 하도많이 봐서, 이제는 성당에는 들어가보고 싶은 생각이 없고, 판테온도 마찬가지. 그러니까 그냥 지나치듯 소르본느 대학을 가볍게 구경하면서 파리 식물원(Jardin des Plantes)에 가보려고 한다.

특히 아직 날이 쌀쌀할땐 실내공간도 있는 식물원이 좋은 코스이다. 운좋아서 맑으면 그 계절에 피는 꽃들을 볼 수 있고, 혹시 홍학도 나와서 놀고 있으려나?

그저 큰 기대없이 슬슬 걸어가며 바람부는데 실려오는 이 곳 특유의 느낌과 냄새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온전하게 충만할 것 같다.

북역에 내려 메트로를 타면 시내 왠만한 랜드마크에 갈 수 있고, 크지 않은 파리니 좀 어긋나도 걸어서 다음 목적지로 걸어가도 될 것 같다.


5구에 있는 자그마한 카페들을 구글로 계속 검색하면서, 좀 추울때는 들어가 몸을 녹이고, 또 걷고. 그리고 저녁엔 그 동네에 있는 한식집에 가서, 오랜만에 한식도 먹을 예정.

이렇게 설계하니, 왠지 며칠간 부담스럽던 파리 여행 일정이 한결 가볍게 느껴진다. 범위를 좁히고, 해야할 활동은 줄이니, 의무감에서 벗어나는것 같기도 하다.
이미 탈리스(Thalis) 기차표도 사두었고, 가서 호텔 체크인부터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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