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레모가 도대체 어디야??
몇년 전 여행잡지 '더 트래블러'의 어떤 피드에서 스치듯 보았던 눈부신 풍경. 산레모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건 단 한장의 사진, 바로 The Royal hotel Sanremo 를 배경으로 한 사진 때문이다.
그 땐 로열호텔은 알지도 못했고 그저 산레모라는 지명이 마음에 남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최근 다시 지도를 보다가 니스에서 망통(Menton)을 거쳐 차로 1시간이면 이탈리아 국경을 넘어 산레모로 갈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산레모는 '프렌치 리비에라'라고 불리는 마르세유 부터 니스 인근까지의 프랑스 지중해 구역의 바로 오른쪽에 있다.
이탈리아 지중해 해변의 아름다운 구간은 '이탤리언 리비에라'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포르토피노(Portofino) 같은 마을도 이탤리언 리비에라 안에 있는 곳이다.
지중해 여기저기를 가보면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다 있어서 어딜 가도 좋지만,
프랑스 니스 주변은 바다색이 엄청 투명하다기보다는 '영국인의 산책로' 같은 프로머나드(산책로)가 잘 되어있고,
해변의 소소한 식당들이 늘어선 관광지 인프라가 훌륭했다. 니스 주변도 모나코 같은 최고가의 럭셔리 휴양지도 있지만, 깐느, 앙티프 같은 마을들은 관광지이면서도 조금은 덜 붐벼서 하루씩 자거나 당일에 둘러보아도 좋은 것 같다.
굳이 산레모를 가야겠다는 건, 니스 주변은 몇년 전에 보기도 했고, 이탈리아로 넘어가면서 자연의 색깔이 좀더 비비드 해지는 느낌이 확연히 있기 때문이다. 건물 외벽 색도 좀더 짙은 브라운이 되고, 물 빛도 좀 더 짙어지고... 아주 미묘한 차이지만
좀더 칼라풀한 느낌이 나는 좋더라.
이탈리아 산레모
한국에서 올 경우 로마, 프랑크푸르트, 암스테르담, 밀라노 같은 큰 공항에서 갈아타고 니스나 마르세이유 공항으로 들어와 차로 이동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니스 공항에서 산레모는 기차로 2시간 정도 걸리고 플릭스 버스(FlixBus) 같은 고속버스로는 1시간이면 갈수있는 가까운 거리다.
택시를 타면 최소 100유로 정도는 줘야하니 왠만하면 하루에 4-5대씩은 운행하는 플릭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좋겠다.
이 플릭스 버스가 아닌 완행은 2시간이니 꼭 플릭스 있는 시간으로 맞춰야 한다.
니스 공항 1터미널 앞 정류소에서 출발하고, 산레모 중심지, The Royal Hotel Sanremo 코앞에 내려주니까 위치는 딱 좋다.
9월초에 가기로 했으니 검증까지는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보통 딱 보면 느낌이 온다. 더 로열호텔 산레모는 19세기 화려한 양식으로 화이트톤으로 지은 고전적인 모양새인데, 바다 바로 앞 해변으로 이어지는 수영장이 엄청 매력적이다.
이 수영장은 1948년에 처음 설계되었다는데, GioPonti 라는 당시의 건축가는, 왜 수영장은 사각형이어야 하지? 자연에 있는호수나 강은 사각형이 아닌데? 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지녔고,
그래서 나무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그 자연스러운 흐름을 둥그스름한 구름 형태의 수영장으로 구상했다고 한다.
거기에, 여름에 피는 꽃뭉치가 큼지막한 핑크와 하얀색의 수국이며 야자수가 노란색 어닝을 두른 호텔 지상층 레스토랑주변으로 어우러진 모습은 할말을 잃게 한다.
카프리 섬에서 아주 좋았었던 Marina Piccolo 호텔처럼, 호텔만으로 이 곳에 가야할 이유가 되는, 그런 곳. 나에게 더로얄 호텔 산레모는 이런 장소였나보다.
9월초는 이탈리아 지중해 인근이 아직 한여름인 시즌이라, 겨우 방을 예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10월만 되어도 수영은 못하는 이탈리아의 특성상 늦어도 9월 중순엔 가야 바다 수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다음 이야기에선 이탈리아 유일의 러시아정교회 등 산레모에서 꼭 가볼만한 곳들을 찾아 돌아올게요.
'유럽여행 > 이탈리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레모] 이탈리아 소도시의 진주, 로얄 호텔 산레모 (0) | 2023.10.15 |
---|---|
[산레모] 니스 공항에서 국경 건너 산레모 가는길 (0) | 2023.09.04 |
[이탈리아, 스페인] 6월-8월 유럽 여행지 루트짜기 (0) | 2023.06.16 |
[사르데냐] 이탈리아 서쪽의 아름다운 섬 사르데냐 (3) | 2023.05.26 |
[라벨로] 이탈리아 남부, 라벨로 여행 (0) | 2023.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