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로는 포지타노에서 버스로 아말피에 가서 한번 더 갈아타면 쉽게 갈 수 있는 마을이다. 해발 400m 높이의 언덕에 있어 구불구불 올라가는 산길도 좋지만, 별 기대없이 갔던 빌라 루폴로(Villa Rufolo)의 장엄한 풍경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말피 공화국의 루폴로 가문이 지었던 저택.
19세기에 대규모 리모델링을 거쳐 다시 멋진 저택으로 태어난 곳. 하지만 이 빌라가 그냥 시내에 있었다면 이렇게 유명해지지는 못했을텐데, 400m 높이의 절벽에서 아말피 해안을 내려다보는 그 풍경이 있어 엄청난 생명력이 생긴 것 같다.
대저택은 구비구비 전시실과 정원, 주거 공간으로 이어지지만, 무엇보다도 정원이 아름답다. 7월의 정원에는 꽃들의 따뜻한 색감에 초록색 배경이 베이지 톤의 건물과 어우러져 풍요로움이 가득했다.
휴양지 섬으로 가면 자연 자체는 아름답지만 이런 오래된 시간의 흔적이 깃든 건축물이 없는건 좀 아쉽다. 그래서 자연도 아름답고 유서깊고 웅장한 건축물까지 가진 아말피 해변은 세계에서 가장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는 관광지가 된 것 같다.
이탈리아 아말피 해안 여행 일정
소소한 동네 식당을 찾아들어가 시킨 홈메이드 샐러드와 파스타들도, 약간 짠 느낌은 있지만 풍성한 맛이다. 화사한 색감이 가득한 이탈리아 식기를 파는 작은 공방들도 많다.
포지타노를 비롯한 소렌토, 아말피 등 해변 마을의 풍광은 다 저마다 아름다워서 라벨로의 풍경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을 수도있지만, 포지타노가 좀더 밀집된 마을 느낌이고 아말피는 살짝 대도시의 복잡함이 느껴졌다면, 라벨로는 정말 한적하고 우아한 이탈리아 남부 타운의 여유가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았다.
이 일정 이후에 방문했던 카프리와 비교하면, 카프리는 섬이기 때문에 섬이 가지는 독특하고 약간은 고립된 느낌이 있어서 해안이 눈앞에 확 펼쳐지는 육지인 라벨로와는 분명히 다른 인상을 준다.
결론적으로는, 시간이 허락한다면 작은 마을들도 다 둘러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스페인 남부와도 비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스페인 남부 해변은 이탈리아 남부 해변보다 훨씬 강렬하고, 긴 이슬람 지배 시절의 역사가 건축물에 많은 영향을 미쳐서 원색의 대비되는 쩅함이 있다고 할까. 이탈리아는 훨씬 우아하고 고전적인 느낌이다. 당연히 서로 우열을 가리긴 어려워서 두 곳을 다 열심히 다니는 수밖엔 없겠다.
포지타노의 둘째날을 아말피와 라벨로를 둘러보며 보냈는데, 다음날은 포지타노 산동네 윗쪽까지 산책하고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하기로 했다. 자갈 해변이라 한국 사람들 선호에 안맞을 수는 있지만,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알록달록 파라솔이 예뻐보였고, 해변 쪽에서 보는 포지타노 전경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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