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이탈리아

[시칠리아] 이탈리아 시칠리아 4박5일 동선짜기

Alice1911 2024. 4. 13.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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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 여행. 이탈리아 이곳저곳을 다니면서도 시칠리아는 왠지 한번 가려면 제대로 길게 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크게 욕심을 내지 못했었다. 아직은 아이가 어리기도 하고 왠지 여행이 굉장히 액티브한 코스가 될 것 같은 느낌도 있었고. 

그래도 언젠가 영국 작가가 쓴 "A year in the world"라는 책에 등장한 타오르미나(Taormina)란 곳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한 번은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 검색을 해봤다.
 
흠. 어떤 사람들은 이태리 남부 포지타노보다 더 좋다고 하네? 그리고 유럽 내에서도 직항 연결이 안 되는 도시들이 꽤 있는데, 웬일로 브뤼셀에서 시칠리라의 카타니아는 WizAir라는 저가항공이 직항 2시간 40분에 운영하고 있는 거다.
 
여행은 원래 어느 정도는 충동이 있어야 추진이 되는 법.
 
뭐, 애 있어도 일정을 너무 욕심내지 않고 맘에 드는 도시 두세 개만 정해서 가는 걸로 타협하면 가볼 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시칠리아는 꽤 큰 섬이라, 가로폭이 300km가 넘고 세로폭도 가장 좁은 곳이 100km가 넘는다. 그래서 구석구석 제대로 보려면 일주일 이상을 할애해야 할 정도. 가장 큰 도시인 팔레르모가 서북쪽에 위치해 있고 두 번째 규모 도시인 카타니아가 동부 해안 중간 정도에 있다. 그래서 한 번에 돌 자신이 없다면 동부와 서부를 나누어서 한 지역만 도는 것도 방법이다. 

지중해가 보이는 마을 중심지


카타니아 공항으로 인 했다면 시라쿠사나 타오르미나, 모디카 같은 마을들 주로 보는 것 같다. 신전들로 유명한 남쪽 해안의 아그리젠토도 갈 수 있겠다. 에트나 화산도 타오르미나나 카타니아에서 당일 코스로 가이드 투어가 가능하다. 활화산이어서 분화구 근처까지는 허가를 받아야 갈 수 있고 그나마도 화산 활동이 안정적일 때만 갈 수 있다고 한다. 
 
에트나 화산은 고도 3,300m,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 그래서 인근에 가면 2500미터 지점까지 푸니쿨라로 한 번에 오를 수 있고, 등성이에서 트래킹을 하는 코스가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 부분은 정말 취향 차이인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름답고 초록색으로 가득한 스위스나 이탈리아 본토 알프스 쪽의 산을 놔두고 굳이 메마르고 시커먼 땅을 가까이서 보려고 간다는 것이 그렇게 끌리지는 않았다. 아마 일행 없고 몸이 자유로웠다면 트래킹 하며 생동감 넘치는 자연의 현장을 볼 수 있어 좋다고 생각했을지도?
 

원형경기장


아무튼 우리 이번 시칠리아의 콘셉트는 아름다운 지중해와 어우러진 섬의 전경을 최대한 누리는 것. 그래서 그리스 유적 등 문화적 가치가 높은 도시도 꼭 갈는 생각은 접었다. 라구사, 모디카 등은 고대의 마을이 잘 보존된 곳이라 많이들 가는 것 같은데, 이미 튀르키예의 페티예나, 사이프러스, 스페인 마드리드 근처 톨레도 같은 마을들과 느낌이 비슷할 것만 같아서 과감히 생략.
 
(정말 개인 취향이라, 이 모든 마을들이 다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간과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거니...)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처음에는 당연히 렌터카를 해서 구석구석 돌아보겠단 계획도 있었는데 4박 5일 일정이라 시간이 아주 여유 있지도 않고. 은근히 시칠리아 도로가 구불불구불하고 좁고 무엇보다 도시들에서 주차하는 게 어렵다고 해서 이것도 생략.

방문 도시를 줄이면 렌트를 따로 하지 않아도 도시 간 인터버스를 잘 맞춰 예약해 놓고 공항 가는 법만 잘 루트를 짜놓으면 괜찮을 것 같았다.
 
물론 차를 렌트해서 다니면 원하는 구석구석을 다 볼 수 있고 대중교통으로 인한 시간 손해도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주차나 운전에 신경 써야 하는 것도 많다는 것. 또, 영상을 찾아보니 가히, 포지타노의 그 아찔한 협곡 수준의 버스도로를 바로 내가 운전해야 한다는 사실에 갑자기 겁이 나기도 했고. 

아무튼, 여러 고심 끝에 카타니아 공항에 도착, 바로 타오르미나까지 직행버스로 이동하고(1시간 20분 소요), 타오르미나에서 2박. 그리고 남쪽 해안으로 버스 타고 내려와서(카타니아 센트럴버스정류소에서 환승해야 하는 것 같다) 시라쿠사에서 1 박. 그리고 비행기 타기 전날 오후 카타니아로 이동해서 시내 구경 좀 하고, 공항 바로 근처,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의 호텔에 1박 하는 일정으로 전체 동선을 짜보았다. 걸어갈 만큼 가까운 거리의 호텔을 하겠다는 건 카타니아 출발이 새벽 6시이기 때문... (저가 항공의 시간대는 내가 고를 수가 없어서). 
 
그래도 그동안 꿈꿔온 타오르미나에 간다 생각하니 설렌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이태리 해변 마을의 모습을 다 갖춘 곳. 작은 마을이나, 500유로 이상의 럭셔리 호텔들도 많지만, 뭐 신혼부부가 아니라면 그 정도를 지불하지는 않아도 지중해 해변을 바라보는 산등성이 위치에 좋은 테라스를 갖춘 100유로대 중급 비앤비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충 보니 전체적으로 평이 다 괜찮아서 이중에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도 만족도는 충분히 높은 것 같다. 아무래도 시칠리아가 이탈리아 유명 관광지 도시보다 물가가 싸기는 하다. 
 
경험상, 한 마을에 2박 이상을 하면 거기가 거점이 되어 인근 도시도 가볼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매일 짐 싸고 풀고를 안 해도 돼서 정신적으로도 한결 편하다. 거기에 숙박 시에만 누릴 수 있는 조식 먹고 아침 일찍 동네 한 바퀴를 할 수 있는 사치도 부릴 수 있다. 카프리나 아말피 해안의 마을들은 다 이런 콘셉트로 다녀볼 것을 강추한다.
 

타오르미나의 마을 풍경


시칠리아는 안 가본데라 이탈리아 다른 지역과 어떻게 다를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마을 사이즈를 볼 때 여유 있게 2박만 하면 여유 있게 동네의 정서를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숙소를 해변까지 너무 멀지 않고, 식당이나 상점 등을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은근 소소하게 살 것들도 많고, 식당이 너무 숙소에서 나오는 거 자체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자, 이제 큰 동선들을 짰으니, 도시별 이동 편과 숙소 정하기, 그리고 한 도시 내에서 꼭 보아야 할 것들 위주로 동선 짜기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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