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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건너, 소살리토 나들이

Alice1911 2025. 3. 1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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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해볼 얘기는, 누구나 다 아는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 브리지. 샌프란시스코 만을 아래에서 위로 연결하는 거대한 다리인 금문교는 그 자체로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리고, 관광으로만 가서는 여기서 끝일 수도 있지만, 다리를 건너가면 있는 소살리토라는 아담하고 귀여운 예쁜 마을까지 꼭 보고 오면 좋겠다. 
 
골든게이트 브리지는 그 자체로 관광명소여서, 전망대를 검색하고 가서 걸어서 다리 끝에서 끝까지 왕복할 수 있다. 태평양에서 샌프란시스코 만으로 지형이 좁혀지는 곳이어서 일 년 내내 바람이 엄청 불고, 맑은 날에도 안개가 끼어있는 때가 많아서, 짙푸른 바다 위에 짙은 적색의 다리를 온전히 관람하는 것도 쉬운 건 아니다.

열 번 정도 갔다면 5-6번은 흐렸다. 바람이 세기 때문에 다리 중간까지 걸어가는 것도 꽤 힘들다. 그리고 금문교의 현수교 모양은 약간 멀리서, 내지는 바다 건너에서 바라보는 게 훨씬 더 예쁘기 때문에 굳이 다리 전체를 횡단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 길이가 무려 2.7km에 달한다.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브리지

 

차로 건너는 금문교


한때는 여기서 뛰어내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접근금지가 내려진 적도 있다는데, 아래로 바다까지의 엄청난 거리에, 웬만한 물건은 그대로 다 빨아들일 것 같은 기세의 짙푸른 파도를 보고 있으면 일단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골든게이트 브리지를 건너면,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마린 카운티가 이어진다. 오히려 다리를 건너고 나면, 태풍이 지난 듯 주위가 고요하고 따뜻해지는 신기한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지형으로 인한 기온차가 꽤 크다. 마린 카운티에 접어들면 본격적인 캘리포니아 내륙의 날씨가 시작되어서, 우리가 잘 아는 나파 밸리, 소노마 밸리 같은 와인 산지들도 이 길로 쭉 내륙으로 달려가면 나온다. 
 
내륙으로 들어가기 전에 꼭 들러야 할 소살리토(Sausalito). 아주 오래전 장만옥이 출연했던 같은 이름의 영화 때문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언제 가도 좋은 아담하고 깨끗한 해변 마을이다.

기후 자체는 지중해성이라고 하는데, 맑고 화창해도 기온이 많이 올라가지 않는다. 한여름에도 낮최고기온 평균이 20도 근처.


소실리토 해변길

금문교 쪽에서 불어오는 강력한 바람 덕에 전체 기온이 낮게 유지되어서, 조금만 더 가면 있는 내륙 도시들에 비해 꽤 서늘한 편이다. 
 
소살리토는 언덕 위 비탈길에 빼곡히 주택들이 들어선 것이, 딱 이탈리아 남부 포지타노를 닮았다. 바다 쪽 평평한 곳에서 보면 아름다운 저택들이 꽉 채우고 있어, 그쪽 도로로 걸어올라 가면 주택들을 구경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소살리토에선 뭐니 뭐니 해도 해변길을 따라 조성된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식당들을 즐기는 것이 포인트. 

Scoma 같은 해산물 식당은 바다 바로 앞 데크를 덮고 지어서 창가자리에 앉으면 바로 아래로 바다가 펼쳐지는 걸 알 수 있다. 가격대가 싸진 않지만 편안한 좌석에 친절한 서비스, 음식도 맛있어서, 뭔가 부모님을 모시고 오면 가야 할 것 같은 느낌. 

소살리토 여행, 숙소

 
이곳에 숙박들도 꽤 있는데, 해변 바로 앞에 있는 Casa Madrona Hotel&Spa 가 개인적으로는 제일 좋았다. 바닷가 바로 앞에 연한 하늘빛 아담한 건물이 바로 눈에 띄고, 요트들이 정박한 항구 뷰를 오롯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까사 마드로나 에서 보는 항구

https://maps.app.goo.gl/i5HD43YPYKuEytY39

카사 마드로나 호텔 앤 스파 · Sausalito, California

www.google.com


1층에 자리한 레스토랑은 일 년 중 언제 와도 장사가 잘된다. 투숙한 건 한 번이었지만, 잊을 수 없는 좋은 기억. 단순한 모래사장 뷰가 아닌, 요트가 정박한 뷰인 것이 독특하기도 하고, 이상하게 마음이 평화를 가져다주는 풍경이었다. 2층 객실은 꽤 넓고, 침대 매트리스도 합격점. 
 
다음날 아침을 걸어서 5분 거리의 The Lighthouse Cafe에서 먹었다. 이 집은 브랙퍼스트& 런치 전문인데, 팬케익 브런치가 기가 막힌다.

주방에서 구워 나오는 팬케이크와 베이컨을 바로바로 볼 수 있고, 적절한 양에, 바삭한 감자프라이도 일품이다. 가장 미국 스러운 브런치 메뉴이면서, 서부에서 느끼는 한적함을 이 브런치 한 접시에서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소살리토에서의 하루는 별건 없지만, 소소한 구경을 다니다 보면 금방 반나절은 쉽게 지나가고, 요트라도 빌려 타고 바다로 나가면 하루는 그냥 쉽게 간다. 
 
골든게이트 브리지를 건너면 펼쳐지는 북캘리포니아 내륙의 다양한 정취. 소살리토는 그 여정의 시작이자, 샌프란시스코 주변의 좀 더 색다른 구경을 원한다면 늘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나만의 소중한 여행지이다. 

물론, 렌터카가 있어야 쉽게 올 수 있는 일정인 것도 많다.  샌프란시스코 주변의 여행지가, 칼트레인이나 버스로 다니기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으니, 공항에서 아예 여행기간 내내 렌트를 해오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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