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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프트] 네덜란드 작은 운하의 도시

델프트는 헤이그와 거의 바로 붙어있는 작은 운하의 도시.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원색의 조합을 세련되고 모던하게 풀어낸 게 네덜란드 디자인의 특징이라면, 델프트는 그 특징을 작은 도심에 아낌없이 풀어놓은 전시장 같다고 해야 하나.개인적으로 네덜란드는 솔직히 내가 사랑하는 유럽 남부 도시들에 비해서 크게 매력을 어필하는 곳은 아니었다. 그런데 5월 말에 다녀온 델프트는 이렇게 작고 세련되고 현대적인 도시가 네덜란드 한복판에 있다니! 하고 놀라게 되었던 경험인 것 같다.암스테르담 같은 대도시가 아닌 건 물론이고 규모가 아주 작은 마을인데 골동품 컬렉션이며 세련된 카페, 심지어 에어비앤비까지 이렇게 세련되고 멋질 일인가. 이번에 묵었던 에어비앤비는 사실 큰 기대 없었고 특히 구도심 한복판에 있는 숙소들의 경우는..

[방콕] 룸피니 공원, 짜오프라야 강 그리고 짐톰슨

방콕이야 워낙 잘 알려진 여행지이고 나도 4번이나 갔지만 갈 때마다 느낌이 새롭고 지역에 따라 구경할 게 많다. 이번엔 짜오프라야 강 주변 식당과 카페, 짐톰슨 아웃렛, 룸피니 공원에 갔고 3박 4일 일정이었는데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저녁 비행기로 밤늦게 도착하고 방콕 출발도 이른 저녁이라 시간 손실이 없어서 가능한 꽉 찬 4일 일정. 첫 번째 방문자라면 짜오프라야 강 유람선을 타고 사원들도 둘러보고 마사지도 받고 해야겠지만, 이제는 새로운 동선에 관심이 생겨서인지 방콕 시내 제일 큰 공원은 뭘까? 이런 질문이 떠올라 한국에서부터 검색을 했더랬다. 몇몇 도시에 살아보니, 예전엔 도시 안의 특정 지역만 찍어서 가고 전체 구도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은 그 도시가 전체..

[서울 북촌] 정독도서관과 삼청동

너무 가까이에 있어 오히려 가치를 모를 때가 있다.광화문에서 직장을 20년 넘게 다니면서 정독도서관을 처음 들어가 보다니.북촌은 참 좋은 동네다. 경복궁을 바라볼 때 성벽의 동쪽으로 쭉 올라가면 삼청동이 나온다. 삼청동에서 직진하면 북악스카이웨이로 이어지고 동쪽으로 틀면 거기가 북촌.북촌 한옥마을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초입의 삼청동도 너무 좋다.삼청동 초입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있는데 여기부터가 제대로 삼청동.미술관은 전시 내용을 떠나, 아담한 층수의 건물에 벽돌 마감 외관도, 자리 잡은 잔디밭과 여유공간의 조화도 너무나 포근하고 아름답다.여기서 꺾어 오른쪽으로 진입하면 백미당, 블루보틀커피, 황생가 칼국수 같은 하나하나 놓치기에 아까운 예쁜 곳들이 맞이한다. 황생가는 이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유명..

[팔로알토] 스탠포드 대학교와 팔로알토 다운타운

미국에서 대학교 투어를 다니러 스탠퍼드에 오거나, 그냥 샌프란시스코 여행 겸 왔다가 스탠퍼드대도 들르거나. 나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잠깐 일을 해서 이 동네가 친숙해진 케이스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여행을 왔다면 스탠퍼드 대학교는 놓치기 아까운 명물이다. 학교가 명문인 것을 떠나, 건축적으로나 위치나 날씨, 바로 이어지는 팔로알토 다운타운까지도, 볼 것이 많고, 특유의 정취가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차로 30분쯤 남쪽으로 내려오면 El Camino Real이라는 국도를 타고 스탠퍼드에 오게 된다. 엘 까미노 레알의 왼편으로 캠퍼스가 펼쳐진다. 학교로 진입하는 도로의 양옆으로 키 큰 야자나무가 늘어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원래도 명문이었지만, 이곳 졸업생들이 실리콘밸리의 부유한 사업가가 ..

[단양] 단양 베스트 카페들

단양은 도담삼봉 같은 명소도 많지만, 특유의 산세가 좋아서 계곡이나 산등성이에 자리 잡은 카페들만 다녀도 너무 좋은 곳이다.패러글라이딩으로 너무 유명한 '카페 산'부터 한번 보자. 자동차가 아니면 올라기기 힘들 만큼 굽이굽이 산등성이를 올라가야 하지만, 가보면 패러글라이딩 하러 온 사람만큼 카페산에 와서 전망을 즐기러 온 손님들이 많다.카페산 정원에서 아래쪽을 바라보는 널찍한 구도는 어느 계절에 가도 일품인데 그래서 항상 사람이 많다. 빵 종류도 다 맛있고 4층에 올라가면 사람이 좀 덜 붐비니 4층에서 여유 있게 먹으면 좋다. 두 번째는 사인암 쪽에 있는 카페 다우리.널따란 강가 옆 화강암 위에 초가집처럼 구조물을 올려 지었는데 그래서 좌식이고 바닥에 앉아 강가를 조망할 수 있어서 좋다. 대형카페들에서..

[칸쿤] 멕시코에서 가장 유명한 휴양지 칸쿤에서의 4일

멕시코는 미국 남서부 지역과 국경을 마주하고 넓은 영토를 갖고 있다. 크게 멕시코만을 끼고 있는 중부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어지는 꼬리처럼 길게 생긴 반도인 바하 캘리포니아로 나뉘어 있다. 멕시코만에 면한 휴양지 칸쿤은 그래서 멕시코만, 그러니까 넓게 말하면 카리브해의 바다를 끼고 있는 휴양지인 것이다. 바다 색깔이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휴양지에서 바다 색깔이 중요한 이유는, 똑같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더라도, 녹색과 파란색과 민트색이 겹겹이 나타나는 카리브해의 바다색은 그 모든 것들을 더 반짝이고 아름답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칸쿤을 방문했던 12월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칸쿤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신혼여행지로 많이 가는 곳이 되었지만, 미국에선 대학생이나 젊은이들이..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건너, 소살리토 나들이

오늘 해볼 얘기는, 누구나 다 아는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 브리지. 샌프란시스코 만을 아래에서 위로 연결하는 거대한 다리인 금문교는 그 자체로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리고, 관광으로만 가서는 여기서 끝일 수도 있지만, 다리를 건너가면 있는 소살리토라는 아담하고 귀여운 예쁜 마을까지 꼭 보고 오면 좋겠다. 골든게이트 브리지는 그 자체로 관광명소여서, 전망대를 검색하고 가서 걸어서 다리 끝에서 끝까지 왕복할 수 있다. 태평양에서 샌프란시스코 만으로 지형이 좁혀지는 곳이어서 일 년 내내 바람이 엄청 불고, 맑은 날에도 안개가 끼어있는 때가 많아서, 짙푸른 바다 위에 짙은 적색의 다리를 온전히 관람하는 것도 쉬운 건 아니다.열 번 정도 갔다면 5-6번은 흐렸다. 바람이 세기 때문에 다리 중간까지 ..

[샌프란시스코] 시내 북쪽, 기라델리 스퀘어와 마리나 지역

2년 동안 거주했던 샌프란시스코에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마리나 지역, 퍼시픽 하이츠라 불리는 북쪽 동네이다. 기라델리 스퀘어, 피셔맨즈 와프 같은 관광지도 많지만, 북쪽 해안을 걷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소소하게 가볼 만한 곳이 너무너무 많다. 마리나 지역(Marina District)은 금문교가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를 바로 앞에 낀 우리로 치면 반포 한강 지구쯤 되는 주택가이다. 브런치집들이 늘어서 있지만 엄청나게 세련된 느낌의 서쪽 마리나에서, 피셔맨즈 와프 쪽으로 가면 점점 고전적인 미국 해변의 랍스터집과 사우어도우를 파는 관광지 느낌으로 바뀌는 게 재미있다. 샌드위치를 사서 마리나 쪽 해변에 그냥 앉아 시간을 보내도 되고, 넓은 잔디밭에는 축구나 프리즈비 같은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

[경주] 고즈넉한 감성, 경주 여행

경주 한번 안 가본 사람이 있을까. 가장 최근에 방문했던 것이 10년 전. 2025년의 경주는 어떤 얼굴일까. 올해는 APEC 정상회의도 열린다고 해서 도시가 여기저기 새 단장을 하고, 호텔들도 리노베이션을 진행 중이고, 무엇인가 변화되고 있는 느낌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경주의 인상을 하나로 말하자면 신라 천년고도의 고즈넉함이 물씬 풍기는 정감 있는 옛날 도시로 다가온다. KTX를 타고 이동하려면 경주역에 내리는데, 경주역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경주시에 있지만 지도를 보면 경주시내 중심부에서 남서쪽으로 20km 이상 떨어져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시내까지 거의 1시간, 자동차로도 20분 이상 잡아야 하니, 다소 먼 편. 봄 경주 여행 경주는 도시를 따라 남북으로 흐르는 형산강 줄기의 동쪽에 구시가와..

[브뤼헤] 북유럽의 베니스, 브뤼헤

브뤼헤는 벨기에에 왔다면 놓칠 수 없는 가장 대표적인 여행지다. 중세 도시의 고색창연함이 잘 보존되어 있는 아름다운 도시. 시내 중심부를 운하로 돌 수 있게 되어있어 45분 정도 배로 도심을 돌면서 전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15세기 건축물들은 고색창연함을 자랑하는데, 계절별로 그 느낌이 달라져서 여러 번을 가도 지겹지 않은 신기한 도시이기도 하다. 운하 주변을 걷다 보면 보트 타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배는 얼핏 보면 작아 보이지만 40여 명 정도가 탈 만큼 크다. 15세기에 건설된 아주 오래된 돌다리 밑을 지나가기도 하고, 중세의 건물들이 늘어선 풍경을 보며 이곳이 번성했던 중세 금융도시임을 느낄 수 있다.어른들은 16유로지만 65세 이상은 14유로, 3세 미만은..

벨기에 일상 2025.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