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슬로베니아

[류블랴나] 새로운 동유럽의 발견, 류블랴나

Alice1911 2022. 8. 4. 22:55
반응형


슬로베니아 여행 일정


해질녘이 되어서야 류블랴나 시내로 들어섰다.
주차까지 하고 나니 시내로 진입했을 때가 이미 8시반.

슬로베니아의 수도라지만 특별한 공부없이, 블레드 호수 가기전 하루밤 자는 목적지 성격이 더 강했었는데,
시내 한복판 광장에 들어선 순간 느껴지는
이 여름 저녁의 류블랴나 바이브가 예사롭지 않다.

사람도 많고, 차려진 음식 부스도 멕시코 타코, 태국 볶음면, 사테이 라고 불리는 고기 꼬치구이, 떡볶이와 비빔밥을 파는 Ogam이라는 한국식당의 부스 등
30여개가 넘는다. 모두 10유로 안쪽으로 먹을수있는 부담없는 가격에, 주문받자마자 만들어 따끈하게 주어서 그런지 다 맛있다.



태국식 꼬치구이를 시키고, 같은 집에서 팔고있던 화이트 와인 한잔도 같이 주문했다. 10유로 근처에 시원한 화이트와인과 매콤달콤한 태국요리를 유럽도시의 한복판 야외에서 맛보는 이 예상밖의 행복!
분위기에 젖어서인지 화이트 와인 한 글래스를 더 시키고도 식욕도 솟는다. 일행은 비빔밥과 닭강정을 사왔고, 또다른 친구는 홍합요리를 가져왔다. 도대체 이 신나는 푸드마켓은 왜 열리는건가 궁금했는데, 내 또래쯤 되어보이는 현지인 아저씨가 우리테이블에 조인해도 되겠냐고 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우리의 궁금증은 바로 풀렸다. 6월부터 8월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 류블랴나의 식당들중 심사를 거쳐 음식 부스를 차리고 판매하고 있다는거다.

자기는 중국에도 10년이상 근무했는데, 류블랴나로 돌아온지는 7년쯤 되었다고 하고, 류블랴나는 최근 10년 사이에 훨씬 더 살기 좋아진 케이스라고 한다.

류블랴니차 강은 로마의 테베레 강처럼, 강 폭이 넓지 않고 수심도 깊지 않아, 그냥 서울의 홍제천 정도의 동네 하천 느낌인데 강변을 따라 끝없이 늘어선 식당과 카페 들에 사람이 넘쳐는다. 그들의 이야기 소리로 강변 양쪽 모두가 북적이는 이 에너지는 류블랴나가 더 성장하고 있는 도시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유럽의 대도시가 갖지 않은, 좀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 물론 이곳도 관광객이 적은 건 아니지만, 좀더 깊은 유럽의 진짜 얼굴이랄까.

물론 유로를 쓰지만 전체적인 물가수준도 크로아티아와 비슷하게 저렴해서, 젤라또도 편안하게 사먹을수있다.

한 스쿱에 2.5유로. 크로아티아의 해안도시들에서도 2-3유로에 넉넉한 한 스쿱의 젤라또를 먹었었는데, 물가란 그렇게 피부로 와닿는 편안함의 차이인가보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강과 광장, 교회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언덕위에서 성이 내려다보는 완벽한 지형을 가진 곳이 바로 슬로베니아의 얼굴, 류블랴나다.

류블랴나도 사실 보스니아처럼 내륙 국가의 모습에 가깝다. 위로는 오스트리아, 오른쪽으로는 헝가리, 남쪽으로는 크로아티아와 국경을 맞댄 가운데,
서북쪽 이태리와 국경을 마주하면서 트리에스테 남쪽으로 바다쪽으로 튀어나와있는 약간의 땅이 슬로베니아의 유일한 해안지대다.

우리나라 드라마 디어마이프렌즈에 등장한 피란(Piran)이 바로 이 조그만 반도의 최서단부에 위치한 도시다.

내륙국이란 얘길 자꾸 하지만, 사실 슬로베니아는 녹색 자연으로 가득한 나라다. 알프스산맥의 동남쪽 낮은 산자락에 영토가 걸쳐진 덕이다.

블레드 호수 또한 그 산맥언저리여서 석회질이 스며진 딥블루의 호수빛깔이 가능한 것이고.

그래서 슬로베니아는 내륙국이 아니라, 숲과 호수의 나라로 부르고 싶은 곳이다.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래디슨블루에 짐을 풀고, 잠자리에 든뒤 몇시간,

새로운 아침. 류블랴나를 목적지로 한 사람이 이렇게많았나 싶게 조식을 먹는 식당은 꽉꽉 차있다.

오늘은 블레드 호수를 보는데 온종일 집중하기로 했지만,

어제밤, 푸드마켓과 강변의 뒷배경을 담당하던 성의 조명을 잊을수없어, 류블랴나 성을 잠깐 보기로 하고 서둘러 호텔을 나섰다.


서두른 대가로 9시근처에 성에 도착할수있었다. 오스만제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 11세기부터 있던 성을 15세기에 재건했다는 설명이 있지만,

사실 이 성 자체로는 그리 특별한 점이 없을수도 있다. 하지만, 아침 선선한 공기가 마치 가을날 낙엽밟는 여행마치 가을날 낙엽밟는 여행 때 느꼈던 마른풀 냄새를 닮아있던 오늘,

성 구석구석을 가벼운 마음으로 본 것만으로도 부지런을 떤 보람은 있었다.

블레드 호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시내 구석구석 그냥 한두시간 더 돌아봐도 좋았겠지만, 블레드 호수까지도 1시간 정도는 가야하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목적지로 향한다.

류블랴냐에서 서북쪽 오스트리아 방향으로 1시간 남짓 가면, 약간의 언덕을 넘어 내리막길이 나오면서, 깊은 파랑색의 호수가 나타나는데,
이곳이 사진한장으로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을 모으는, 바로 그 블레드 호수다.

아름다운 이곳의 기록은 다음편에.

반응형

'유럽여행 > 슬로베니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레드] 블레드 호수의 여름  (0) 2022.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