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터키 10

[보드룸] 터키 겨울 보드룸 여행

보드룸은 터키에서도 그렇게 잘 알려진 곳은 아니다. 하지만, 터키의 지중해를 낀 도시가 보통 그렇듯이 한번 보드룸을 알게 되면 자꾸 가고 싶은 매력이 있는 에게해의 보석이다. 한겨울에도 낮기온이 15도 이상 올라가고 쨍한 햇빛을 받을 수 있는 축복받은 날씨를 가졌다. 보드룸은 터키의 남쪽 지중해와 서해안인 에게해가 만나는 경계선에 있다. 이스탄불에서 보드룸 가는 비행기도 많고, 프랑크푸르트같은 유럽 대도시에서 직항이 많아서 사실 쉽게 갈 수 있는 편이다. 보드룸 공항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30여분 정도 기면 보드룸 시내에 도착한다. 더 동쪽인 달라만 공항에서 한 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오는 방법도 있다. 내륙쪽이 고도가 더 높기 때문에 버스로 보드룸 방향으로 오다보면 어느 언덕 위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눈..

유럽여행/터키 2023.11.01

[체시메] 터키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에게해 휴양지

오늘은 알라차트를 좀 구경한 뒤, 터키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휴양지 '체시메'로 넘어가기로 한 날이다. 알라차트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주말이라 큰 장터가 섰다. 직접 농사지은 야채와 과일, 수제 간식을 들고 나와 판매하는 주말 장터는 터키에서는 드문 풍경이 아니지만 알라차트에서 본 주말 장터는 터키에서 보았던 어떤 장 보다도 큰 규모를 자랑했다. 하얀 천막 아래 햇빛을 받은 토마도, 복숭아, 사과, 무화과, 수박, 호박, 가지, 당근, 박, 고추, 대추 등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원색의 농산물들이 신선함을 자랑한다. 집에서 담근 오디잼, 당근잼, 수박잼들이 리본을 단 유리용기에 담겨 탐스럽게 놓여있다. 손으로 만든 목걸이랑 팔찌 같은 수공예품에, 알라차..

유럽여행/터키 2023.02.24

[알라차트] 그리스적인 또는 유럽적인 역사가 깃든 에게해 여행지

알라차트(Alacati)는 터키의 에게해에 면한 서남단의 도시 이즈미르(Izmir)에서 881번 국도를 타고 터키인들이 사랑하는 휴양지 체시메(Cesme)로 가는 길에 있는 조그만 마을이다. 체시메 반도의 아래쪽 해안에서 안쪽으로 깊숙이 파인 만(bay)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이다.그리스 스타일의 석조건물과 구불구불 좁은 길,수심이 얕은 해안이 길게 이어져 서핑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점 정도가 알라차트에 대해 알려진 사실. 하지만, 오히려 이즈미르라는 터키에서 세번째로 큰 대도시보다, 여름마다 청춘들이 모여 불야성을 이룬다는 체시메보다, 마음을 깊이 끌어당긴 것은 오히려 바로 이 작은 바닷가 마을이었다. 자동차로 국도를 따라 알라차트 마을의 중심(Merkezi)로 들어가면, 한 바퀴 돌아보는..

유럽여행/터키 2023.02.23

[가지안텝] 고대 유산과 미식의 도시

가지안텝은 터키 동부, 시리아 국경과도 멀지 않은 오래된 도시이다. 실크로드가 거쳐간 곳이고,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 이곳. 터키 지진이 할퀴고 간 진앙인 카르만마라슈와도 멀지 않아 인명 피해가 크고, 비잔틴 시대부터 있던 가지안텝 성이 부서졌다는 얘기에 너무 마음이 아프다. 6월의 화창한 날, 자연과 음식이 풍요롭고 문화유산의 창대함에 새삼 감탄했던 가지안텝 여행이 생각나며 마음이 무거운 날이다. 가지안텝은 풍요로운 곳이다. 이스탄불을 경유하면 가지안텝 공항으로 1시간 반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꼭 가보아야 할 곳 중의 하나가 제우그마(Zeugma) 모자이크 뮤지엄인데, '집시소녀(gipsy girl)'라는 유명한 작품이 있는 곳이다. 제우그마는 기원전 ..

유럽여행/터키 2023.02.11

[북사이프러스] 벨라파이스 수도원의 숨겨진 비경

비잔틴 제국 시대에 세워진 벨라파이스 수도원(Bellapais Abbey). 북사이프러스에는 카지노도, 해안도, 키레니아 성도 있지만, 나에게 최고의 장소는 이 수도원이었다. 여행가기 전, 어떤 영국 기자가 쓴 수도원에 대한 글을 보면, 야생화들이 셀 수 없이 피어나 그 아름다움을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봄은 이 섬의 아름다움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계절.이라고 했다. 4월초 어느날, 정말 그 기자의 묘사처럼 그럴까 하는 기대를 안고 수도원을 찾아간다. 산비탈 중턱 마을에 자리잡은 수도원에 가기 위해서는 키레니아 해변을 따라 시골길을 10분쯤 달리다가 언덕쪽으로 꺾어 좀더 올라가야 한다. 자가 운전이 아니라면 택시 외엔 접근이 좀 어려울 듯하다. 도착하니 왜 그 기자가 이 수도원을 꽃들의 낙원이라고..

유럽여행/터키 2023.01.06

[보드룸] 겨울 보드룸, 에게해의 축복(2)

보드룸에서 우리의 숙소는 라마다 리조트 보드룸. 부지가 꽤 넓고, 언덕 위에 있어서 아래쪽으로 바다와 내륙의 산등성이까지 아우르는 전망이라 참 좋다. 겨울 터키 지중해 여행지 아침을 먹고 리조트를 한바퀴 돌았다. 야외 수영장을 쓰기는 어려운 날씨였지만, 널찍한 실내 온수풀이 있어서 수영도 했다. 아침 최저 8도, 낮최고는 20도까지도 올라가는 따뜻한 날씨여서 리조트 안을 산책하기도 너무 좋았다. 특히 리조트 아래쪽으로 보드룸 다운타운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 좋았다. 한번 보드룸 시내에 들어오면 마을버스같은 돌무쉬로 왠만한 시내 지점을 다 갈 수있는데, 보드룸 시내까지는 20분 정도 걸린다. 돌무쉬는 바닷가 중심지에 내려주는데, 이곳이 메인 항구이고 보드룸 성과도 가깝다. 보드룸성은 1400년대 초반부터 영..

유럽여행/터키 2023.01.03

[북사이프러스] 키레니아 성과 야생화, 레몬나무의 천국

키레니아는 북사이프러스의 경제의 중심지다. 내륙에 있는 니코시아가 수도이지만, 교역이나 관광의 중심지는 키레니아. 키레니아는 에르잔(Ercan) 공항에서 금방 올 수 있지만, 에르잔 공항에 취항하는 항공편이 많지 않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북사이프러스를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사이프러스는 1974년 터키의 침공으로 섬 북부 일부가 사실상의 터키령이 되었고, 남부만 사이프러스 공화국의 사실상의 행정력이 미친다. 요즘도 양측 지도자 간의 평화 협상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나뉜지 50년이 되어가는 지금, 북사이프러스는 사실상 터키의 행정적, 문화적 영향하에 있다고 보아야 할듯하다. 그래서 터키 이스탄불이나 앙카라 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에르잔 공항으로 들어와야 한다. 당연히 교통이 불편할 수 밖에..

유럽여행/터키 2023.01.02

[이스탄불] 톱카프 궁전의 하루

톱카프 궁전 여행 톱카프 궁전은 이스탄불 구시가 유적들과 조금 거리가 있지만, 경치나 궁전 내부 보존 상태 등이 아주 좋기 때문에 꼭 가보았으면 하는 유적이다. 술탄 아흐멧 모스크에서 7분 정도만 걸으면 톱카프 궁전의 유명한 대문이 보인다. 톱카프 궁전을 먼저 보고, 그 왼편으로 있는 귤하네 공원을 구경하면 대강 구시가의 핵심 지역은 다보게 된다. 톱카프 궁전에는 시간을 2 시간 정도는 할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궁전 내부 정원에서 보스포러스 해협이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이고, 궁전 안쪽의 정원에 있는 대리적 연꽃무늬 조각의 인공연못, 아라베스크와 색깔 타일로 장식한 건축양식, 오랜 세월에 닳아 기울어진 대리석 바닥같은 디테일이 모두 흥미로운 곳이라, 공간 하나하나에..

유럽여행/터키 2022.12.14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바다와 브런치

이스탄불 여행 일정 및 코스 점심은 이스탄불 신시가지의 바닷가 구역을 통칭하는 이름인 베식타쉬(Besiktas)의 한 브런치 식당. 사반지 가문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바로 옆에 있는 페리예( Feriye Lokantasi)에서 먹기로 했다. 이스탄불의 곳곳을 상징하는 여러 사진 중에 오르타쿄이 사원(Ortakoy Meydani)이 있는데, 보스포러스 해협에 바로 붙어 있는 사원 자체도 멋지지만, 그 광장 주변이 그야말로 식당과 카페들의 성지같은 곳이다. 워낙 풍광이 탁월한데다, 도로는 복잡하지만, 건물쪽으로 빠져나오면 넓은 정원에 바다에 면한 구조기 때문에,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그런것 같다. 페리예도 그런 곳중의 하나. 커다란 원형 테이블에 가족이나 친구들 여럿과 모여 천천히 터키식 아침식사..

유럽여행/터키 2022.10.11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 주변 가볼만한 곳

이스탄불에 오랜만에 가게 되었다. 역사나 문화가 그러하지만 규모도 엄청난 도시. 1500만 인구가 산다고 하니 그럴만도 하다. 터키가 선진국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스탄불은 유럽에서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갖추었으면서도, 아시아가 가지는 친근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오묘한 매력이 있다. 이스탄불 여행 일정 작년 개항한 이스탄불 신공항. 원래의 아타투르크 공항은 오래되기도 했고 터키항공의 허브 공항으로 아시아와 유럽 노선의 가성비높은 경유 공항 역할을 하다보니, 너무나 사람이 많았다. 신공항은 처음인데, 인천공항 설계한 팀이 맡아 지어서 그런지 인천공항의 깔끔하고 시원한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이스탄불에 오면 보통 보스포러스 해협을 중심으로 동쪽 아시아 대륙쪽과 서쪽 유럽 대륙쪽 중에 유럽사이드의 관광지를..

유럽여행/터키 2022.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