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이탈리아

[라벨로] 빌라 루폴로에서 바라본 지중해

Alice1911 2023. 1. 23. 11:40
반응형

라벨로는 포지타노에서 버스로 아말피에 가서 한번 더 갈아타면 쉽게 갈 수 있는 마을이다. 해발 400m 높이의 언덕에 있어 구불구불 올라가는 산길도 좋지만, 별 기대없이 갔던 빌라 루폴로(Villa Rufolo)의 장엄한 풍경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말피 공화국의 루폴로 가문이 지었던 저택.

19세기에 대규모 리모델링을 거쳐 다시 멋진 저택으로 태어난 곳. 하지만 이 빌라가 그냥 시내에 있었다면 이렇게 유명해지지는 못했을텐데, 400m 높이의 절벽에서 아말피 해안을 내려다보는 그 풍경이 있어 엄청난 생명력이 생긴 것 같다.

대저택은 구비구비 전시실과 정원, 주거 공간으로 이어지지만, 무엇보다도 정원이 아름답다. 7월의 정원에는 꽃들의 따뜻한 색감에 초록색 배경이 베이지 톤의 건물과 어우러져 풍요로움이 가득했다.

라벨로 올라가는 길


휴양지 섬으로 가면 자연 자체는 아름답지만 이런 오래된 시간의 흔적이 깃든 건축물이 없는건 좀 아쉽다. 그래서 자연도 아름답고 유서깊고 웅장한 건축물까지 가진 아말피 해변은 세계에서 가장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는 관광지가 된 것 같다.

이탈리아 아말피 해안 여행 일정


소소한 동네 식당을 찾아들어가 시킨 홈메이드 샐러드와 파스타들도, 약간 짠 느낌은 있지만 풍성한 맛이다. 화사한 색감이 가득한 이탈리아 식기를 파는 작은 공방들도 많다.

마을의 도자기 그릇가게


포지타노를 비롯한 소렌토, 아말피 등 해변 마을의 풍광은 다 저마다 아름다워서 라벨로의 풍경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을 수도있지만, 포지타노가 좀더 밀집된 마을 느낌이고 아말피는 살짝 대도시의 복잡함이 느껴졌다면, 라벨로는 정말 한적하고 우아한 이탈리아 남부 타운의 여유가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았다.

이 일정 이후에 방문했던 카프리와 비교하면, 카프리는 섬이기 때문에 섬이 가지는 독특하고 약간은 고립된 느낌이 있어서 해안이 눈앞에 확 펼쳐지는 육지인 라벨로와는 분명히 다른 인상을 준다.

빌라 루폴로에서 내려다본 지중해


결론적으로는, 시간이 허락한다면 작은 마을들도 다 둘러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스페인 남부와도 비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스페인 남부 해변은 이탈리아 남부 해변보다 훨씬 강렬하고, 긴 이슬람 지배 시절의 역사가 건축물에 많은 영향을 미쳐서 원색의 대비되는 쩅함이 있다고 할까. 이탈리아는 훨씬 우아하고 고전적인 느낌이다. 당연히 서로 우열을 가리긴 어려워서 두 곳을 다 열심히 다니는 수밖엔 없겠다.

포지타노의 둘째날을 아말피와 라벨로를 둘러보며 보냈는데, 다음날은 포지타노 산동네 윗쪽까지 산책하고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하기로 했다. 자갈 해변이라 한국 사람들 선호에 안맞을 수는 있지만,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알록달록 파라솔이 예뻐보였고, 해변 쪽에서 보는 포지타노 전경이 기대가 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