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의 초가을은 한국의 늦가을 같아서 벌써 비가 내리면 온도가 11도까지 내려간다. 어두운 산책길, 나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밖으로 나오니 비가 얼굴에 뿌려 더욱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트램 44번이 다니는 터뷰렌 길(Avenue Tervuren)의 산책은 빗속에서도 늘 옳다. 저녁 9시, 해가 많이 짧아진 9월이지만 생각보다는 집들이 밝히고 있는 불빛이 밝았고 가로등 사이로 걸어가는 어스름한 길도 나쁘지 않다. 트램 44번이 다니는 길은 브뤼셀 시내에서 '터뷰렌'이라는 소도시로 나가는 노선이라, 우리집 앞을 지나갈때 쯤엔 주변이 한적해지고, 두 자동차 차선 사이의 넓은 잔디 공간에 트램이 다니게 돠어있어 참 낭만적이다. 트램길 따라 호수쪽까지 내려가니 호수를 낀 좋은위치에 있는 브라세리에는 금요일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