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모니에서 각 봉우리로 올라가는 전망대는 아주 곳곳에 흩어져 있다.
라플레제르(La Flegere) 전망대 역시 케이블카 타는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구글로 열심히 검색해서 찾아가니, 몽탕베르 산악열차 타던 기차역보다 더 큰 건물에 케이블카 티켓 오피스가 있다. (4월 중순 기준으로는 아직 온라인 사전 예약이 안되고 현장 구매만 되니 참고하세요.)
케이블카 가격은 30유로 정도(라 플레제르 보다 더 높은 인덱스 지점까지 가는 티켓을 기준으로). 그런데 티켓 오피스 판매원이 "너 거기 왜 올라가니?"라고 묻길래, 별 생각없이 전망 보러 간다라고 했더니 약간 갸우뚱한 것 같다. 그래, 거기 가면 카페테리아도 있고 하니 시간을 보낼 수는 있겠지만, 신발이 불편하긴 할거야.. 라는 얘기.
이 모든 이야기의 배경은 몇분뒤 케이블카를 타고 위에 올라가보니 다 풀렸다.
곤돌라라고 불리는 6인승 케이블카를 타고 한꺼번에 꽤 높은 높이가 훅 들어올려진다. 뒤편으로 바로 몽블랑 전망이 눈앞에 펼쳐진다.
샤모니의 좋은 점 중 하나는 해발 1000m인 샤모니 마을 골짜기에서 3000m가 넘는 봉우리까지 2000m 능선이 눈앞에서 모두 보이는 장관을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플레제르 전망대까지는 10분쯤 걸렸나. 내리는 지점은 딱 스키장 리프트 내리는것과 같다. 바로 스키탈 수 있는 눈밭이 펼쳐진다. 그리고 우리처럼 일반 신발을 신고 온 일행이 거의 없다. 고도 1900m에 달하는 라 플레제르가 사실상 스키가 시작되는 지점이었던 거다.
그렇다면 그보다 더 위에 있는 인덱스는? 해발 2560m쯤 되는 지점인데, 그야말로 스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간다.
라 플레제르 지점에서 눈앞에 펼쳐지는 몽블랑과 그 옆 봉우리들은 정말 장관이다. 그냥 운동화라 눈밭에서 몇 번이나 넘어질뻔하긴 했지만, 하얀 눈밭에 대비되는 새파랗게 파란 하늘에 몽블랑의 봉우리들이라니. 먼지 하나 없는 쨍한 블루와 화이트의 대비.
카페테리아까지도 눈밭을 꽤 걸어야 해서 그냥 인덱스까지 내친김에 올라가기로 했다. 철제로 된 보호 손잡이가 위에서 내려오긴 했지만 보통 고도가 아니라 솔직히 좀 아찔했다.
알프스 스키
인덱스까지는 10분 정도 리프트로 올라간다. 고도가 더 높아져서인지 눈앞에 펼쳐지는 봉우리의 배경인 하늘이 쨍한 파랑에 약간 검은빛을 띄었다고 할까. 뭔가 대자연의 장엄함을 넘어 살짝 무서운 느낌도 있다.
인덱스에 내리면 그야말로 여기부터 활강을 즐기는 스키어들이 가득하다. 재밌는건, 스키폴과 스키를 이고지고 낑낑대며 더 높은 지점으로 올라가는 사람들.
리프트를 타고는 인덱스보다는 더 높이 올라갈 수 없는데, 눈앞에 보이는 절벽같은 눈밭 등성이를 따라 더 높게 올라가서 스키로 내려오려는 사람들이다.
대단한 사람들!
여기까지 올라오면 아까 라 플레제르에서 좀 보였던 초급자들이나 아이들은 없고 한눈에 봐도 상급자 코스임이 느껴진다. 스키탈맛은 확실히 날 것같다. 그야말로 알프스의 모든 능선과 봉우리를 보면서 포슬포슬한 설질을 느끼며 스키를 탈 수 있는 극강의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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