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스위스

[융프라우요흐] vip 패스로 실속있게 다니기

Alice1911 2024. 3. 3. 19:27
반응형

융프라우요흐에 올라가려면 융프라우 vip 패스는 꼭 준비하는게 좋다. 
일일이 편도표를 알아본 건 아니지만 패스 없이 기차나 곤돌라 두세번만 타도 패스 가격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 
 
패스는 3일권이 165프랑이라 우리돈으로 거의 30만원이다. 
2일권을 사느냐 3일권을 사느냐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 3일째에는 튠호수, 브리엔츠 호수의 유람선도 타야하고 그러자면 튠에서 인터라켄 웨스트역으로 돌아올때 기차도 타야하니, 이 모두가 다 커버되려면 3일째에도 패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3일권을 샀다. 
 
물론 막상 패스를 써보면, 유람선보다는 기차, 산악열차, 곤돌라를 탈때 더 유용하고 값어치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패스를 개찰구에 대면 곤돌라와 기차 등의 환승이 너무 쉽기 때문에, 그리고 하루에 몇개를 탈수있다는 제한도 없기 때문에 마치 놀이공원에 온듯한 느낌? 으로 모든 교통수단을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 
(단 한가지 제약은, 아이스글레처에서 융프라우요흐까지 올라가는 산악열차는 패스 며칠짜리를 사든 단 한번만 사용할 수있다. 융프라우요흐는 한번만 올라오라는 얘기겠지). 
 
특히 우리가 산 패스의 진가는 패스를 쓴 두번째 날이었다. 우리의 계획은 융프라우요흐를 오전에 클리어하고, 내려오는길에 클라이네샤이덱을 거쳐 라우터브루넨을 찍은 다음, 뮤렌까지 가는 계획이었다. 뮤렌에서는 다시 라우터브루넨으로 와서 기차를 갈아타고 인터라켄 오스트로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저녁 7시전에 인터라켄에 컴백할수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위스 융프라우요흐


어제 퓌르스트를 가느라 갔던 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내려, 아이스글레처까지 가는 아이거익스프레스(곤돌라)를 탄다. 곤돌라에서 20분 동안 급속히 고도가 높아지며 양옆, 앞뒤로 펼쳐지는 풍경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중무장한 스키어들 사이에, 스키를 탈 계획이 전혀없는 아이동반 우리 일행은 그래도 그저 즐거웠다. 
 

융프라우요흐


아이거익스프레스를 타지 않고 기차로도 올라올수있다. 10년전 융프라우요흐에 올라갈땐 기차로 갔던것같은데 아이거익스프레스가 몇년도 부터 생긴건지는 모르겠네... 

아무튼 꽤 빠른 시간안에 아이스글레처에 도착. 여기서 모두들 가는 방향으로 가면 다시 기차플랫폼이 나오고 산악열차가 온다. 이걸 타면 승무원들이 표검사를 하며 vip 패스에 구멍을 뚫어준다. 한번만 타라는 신호가 아주 강력하다. 
 
중간에 전망보라고 아이스메허 역에 잠깐 내리지만, 이미 고산증세 비슷하게 멍해지기도 하고 풍경이야 요흐에 가서 보면 되서 내리지는 않았다. 
 
이렇게 융프라우요흐에 도착했다. 심하진 않아도 약간 멍해지는 고산증세가 오기는 했다. 5살짜리는 갑자기 컵라면 먹겠다며 떼를 떠서, 코스대로 돌면 40분 정도 돌며 야외 전망대도 나가보고 해야하는데, 야외(보통 스위스국기가 펄럭이는 야외 포토스팟이 있는곳)는 전망대의 외부파트로 만족해야 했다. 
 
사실 두번째 오면서도 느끼는건데, 적어도 우리나라사람들은 융프라우요흐에, 전망대 안 컵라면 파는 식당에 오려고 올라오는 것이 맞는것 같다. 10년전과는 다르게 글로벌화가 되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니어도 컵라면 먹는 인파가 많다. 
 
vip 패스를 보여주면 컵라면을 받을수있다. 우리는 아이가 아직 신라면을 매워서 못먹어서 튀김우동 컵라면을 하나 갖고 왔는데 4.5프랑을 내면 뜨거운 물을 부어준다. (솔직히 뜨거운 물 부어주는데 4.5프랑이라니... 그래도 이 산꼭대기에서 끓인 어려운 물이라 치자). 라면도 야무지게먹고, 옆자리에서 주신 초콜렛도 먹고, 뭔가 마음이 느슨해져서 조금 쉬었다. 
 

아이스글레쳐 가는길 풍경


총 1시간이 좀 못되게 있었고, 다시 산악열차를 타러 내려왔다. 하산은 아이스글레쳐에서 곤돌라가 아닌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 클라이네샤이덱으로 내려가는 풍경도 환상이었다. 클라이네샤이덱은 스키어들이 모이는 중간 지점으로, 식당이며 스키대여소같은 편의시설들이 모여있다. 
 
2월인데도 눈이 곳곳에 녹아 검은 흙과 돌들이 드러난 곳이 많고 스키어들은 그 사이 좁은 루트로 스키를 타는 모습이다. 
클라이네샤이덱에서 라우터브루넨까지도 20분 정도 기차를 타고 쭉쭉 내려왔다. 
 

라우터브루넨의 빙하 폭포


라우터브루넨은 마을 자체가 동화라, 천천히 걸으며 하루를 묵어도 좋겠다 싶었는데, 겨울이라 폭포 좀 보고 하니 좀 스산해서, 역시 이곳은 여름에 오면 정말 동화를 경험하겠다 싶었다. 
 
여기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10분 정도 올라가면 그루샬프(Grutschalp)라는 작은 역에 도착하고 여기서 차량 2량짜리 미니열차로 갈아타고 10분정도 다시 올라간다. 미니열차는 연식이 정말 오래되어보였는데, 나무 목재에 니스칠을 하며 관리를 너무 잘해서 타는 재미가 있다. 
 
뮤렌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어둑어둑. 6시쯤 되었나?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는 마을을 보며 중앙도로로 보이는 길을 따라 걸으면 왼편으로 빙하벽이 보인다. 그래서 아름답다고 하는것같다. 큰 특징이 있다기보다는 풍경이 아름다운 귀여운마을이다.

아름다운 뮤렌


뮤렌에서 더 가면 쉴터호른까지 갈수있다고 하는데 이미 어두워져서 좀 망설여졌다. 무엇보다 다시 라우터브루넨으로 가는 기차와 케이블카가 저녁 7시가 넘어가면 배차가 1시간 간격으로 늘어나, 6시 40분에 출발하는 미니열차를 타야 인터라켄까지 깜깐해지기 전에 가겠다 싶어 얼른 한바퀴 돌아보고 내려왔다. 
 
명성에 비해 흐린 날 때문에 약간 아쉬웠던 라우터브루넨에 다시 와서 기차를 탔다. 인터라켄 오스트에 도착하니 어둡긴해도 사람들이 꽤 있고, 다시 땅으로 내려왔다는? 안도감 같은 감정이라, 오히려 편해졌다. Coop도 닫은 시간이라 에어비앤비에 사둔 음식으로 때우기로 하고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융프라우 vip 패스는 뭔가 본전을 뽑은 느낌이었던 하루. 여름에 왔다면 라우터브루넨과 뮤렌, 쉴테호른을 묶어 하루를 충분히 할애해도 좋을 느낌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