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일상

[브뤼셀] 시카고 카페 (feat. 브런치)

Alice1911 2022. 8. 3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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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브런치 먹으러 간다. 시내에 있는 시카고 카페는 브뤼셀에서 제일 좋아하는 브런치집중 하나인대, 화려하고 세련된 식당은 아니지만,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라서 좋다.

성까트린 광장앞 분수대

벨기에 맛집


성 까트린(St.Catherine) 광장 근처인 것도 좋고, 플랑드르(벨기에 중 더치어 문화권) 계열 맛집들이 갖고 있는 좀더 영미권적인 느낌이 더 익숙해서인 것도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브뤼셀에서 브런치집 탑5안에 항상드는 맛집!

성 까트린 광장은, 강이 없는 브뤼셀에선 도심의 오아시스 같은 분수대가 있어서 좋다. 여름밤엔 맥주 몇병 사서 분수대 가장 자리에 앉아 마시는 사람들로 가득하다는데, 애엄마인 나는 아직 목격하진 못했지만, 8월말 시원한 늦여름의 점심때 분수대를 보니,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된다.

브뤼셀 시내는 작지만, 그 작은 중에서도 구역별로 특징이 있어서 새로움이 있다. 사블롱(Sablon)이나 브뤼셀 왕궁 쪽은 파리 같고, 이셀(Ixelles)은 맨해튼너무 중심부가 아닌 편안한 동네같은 느낌이 풍긴다. 루이즈(Louise) 거리는 브뤼셀에 하나 있는 명품들이 몰려있는 쇼핑거리인데, 유럽 왠만한 규모 도시들은 다 갖고있는 그런 모양의 쇼핑 스트리트를 상상하면 된다.


아무튼, 시카고 카페는 맛있다.
풀 브런치는 양이 너무 많고, 가격도 거의 30유로에 육박하니, 2명이 나눠먹어야 할 것같다. Breakfast plate 중에 시키면 적당한데, 나는 멕시코식인 Huevos Rancheros, 함께 간 친구는 항상 안전한 조합인 Eggs Benedict. 그리고 커피는 플랫 화이트 2잔.

엄청 다양한 커피 베리에이션이 존재하는 서울과 달리, 이곳에서의 커피맛집 찾는 여정은 좀 쉽진 않았다. 우유 맛도 좀 다르고, 서울과 같은 다양한 커피베리에이션이 없어서 단조롭기도 하다.

후에보 랜초


그렇지만 북유럽이 커피문화의 천국인 것처럼, 북유럽, 더치권 영향을 받은 플랑드르 사람들은 커피를 즐기고 로스팅에도 열심이다. 진하고 고소한 맛이 그립다면 플랫 화이트가 좋다. 일반 카페 라떼를 시키면 좀 희멀건 한 맛이라, 플랫 화이트를 시켜줘야 진한 맛이 나온다.

시카고 카페는 커피 전문점이 아니라 그런지, 플랫 화이트는 고소하고 맛있지만 진한 맛은 좀 부족한 걸로. 강화 유리잔에 사기 접시받침이 약간 안어울리는 조합으로 나오는 것도 살짝 웃기지만, 뭐 워낙 친근한 분위기인 곳이니, 이 정도는 애교라고 해야겠지.

후에보 랜초 브런치는, 딱 군더더기 없이, 플랫브레드에 토마토와 소스, 계란을 얹고, 라임 1/4조각이 나온다. 심심한 조합인데 맛있다. 베네딕트는 약간 더 심심한 맛이어서, 베네딕트에 진심인 사람이면 조금 실망할수도 있겠다 싶다. 지난번에 먹었던 버거와 팬케익도 딱, 적절하고 과하지 않는 깔끔한 맛. 기름이 너무 많다거나, 재료끼리 섞여서 지저분한 느낌이거나 그런게 없어서 좋다.

정감있는 플랫 화이트


인테리어도 참 별게 없는데, 천장에 뚫린 창밖으로 새파란 하늘이 어우러지니, 실내에 있는 모든 물건들이 반짝반짝 빛난다.

배불리 먹고, 날이 좋으니 식후 산책도 빼놓을수 없다.

성 까트린 광장은 요 몇주 30도를 넘나들었던 한여름이 지나서인지 가을 느낌이 물씬이고 밥먹으러 나온 사람들로 꽤 북적인다.

광장 한바퀴, 길쭉한 분수대를 따라 걸으며 쾌청한 공기를 마시니, 뭐 바다나 호수에 비할바는 아니어도 만족스러운 하루다. 중국 딤섬집, 일본 라면집, 치라시 스시집 등 아시아 식당도 많아서, 구경삼아 한번 올만한 곳이다.

까트린 성당 내부


그랑플라스와도 가까워서, 그랑플라스에서 북쪽으로 좀 걸어오면 10분 정도면 올 수 있다. 메트로로 이동한다면 “Sainte Catherine” 역에서 내리면 바로 분수대 앞으로 나오니 시내 나온 김에 한번 들러볼만하다.

브뤼셀 시내 한복판의 북적거림이 덜하고, 자유로운 공기가 가득한 곳. 불과 몇백 미터 떨어지면 다른 공기로 숨쉬는 것같은 이 느낌이 참 좋다.

내가 사랑하는 커피집 파피용(Papillon)과 내추럴커피(Natural coffee)는 다음번에 모아서 포스팅하려고 한다.

시카고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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