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헝가리

[부다페스트] 부다(Buda)성 야경 투어

Alice1911 2023. 2. 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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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3박4일 무얼 볼까


부다성은 성 자체도 자체지만 다뉴브 강 건너로 보이는 페스트 쪽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와서 좋다. 국회의사당은 내가 보았던 어떤 유럽의 건물보다도 규모가 크고 넓어서 확실한 존재감이 있었다. 야경 투어때 본 의사당의 야경은, 흐린날씨 때문인지 오렌지색 조명이 어스름한 안개와 어우러져 신비하고 아름다운 느낌이 훨씬 더 배가되었다.



부다페스트 여행 일정


부다성을 볼 때는 계획을 잘 해야하는 것이 가로 폭이 거의 1km가 넓어서 전체를 다 보고, 내부 시설까지 관람하려면 몇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자마자 오른쪽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해서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을 지나 이동했다.

국립미술관은 한눈에 보기에도 컬렉션이 입장권은 3400 포린트, 한화로 1만원이 좀 넘는 가격이라, 확실히 물가의 압박이 서유럽보다는 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이들을 데리고 갤러리 관람은 좀 어려워서 우리는 외부 전경 위주로 성을 관람할 수 밖에 없었다.

부다 성 야경


부다 성은 13세기 중반에 처음 지었지만 수많은 개보수를 거치면서 중세 스타일부터 바로크, 로코코 스타일이 섞여 있는 덕에 이 성안에서는 유럽의 다른 도시들에서 보았던 여러 건물들의 양식이 혼재되어 있다.

역사가 신기한 것이, 이 곳에도 터키 오스만 제국의 영향이 확연히 느껴진다. 흔히 오스트리아가 오스만 제국으로 대표되는 이슬람 세력의 영향을 막아 냈다고 알고있는데, 그러니까 오스트리아 동쪽에 있는 국가들은 투르크의 침입을 받았다는 얘기.

부다 지역 또한 1526년에 투르크에 침략을 당했고, 부다 도시 전체가 크게 훼손되었다고 한다.

이후에도 여러번 오스트리아 제국이 부다 지역을 회복하기 위해 오스만 투르크를 공격했고, 그 공방의 과정에서 성은 더욱 더 훼손되게 된다. 1686년 서유럽 기독교 세력이 다시 부다성을 회복하게 되지만 이때쯤엔 이미 중세에 지었던 성은 외벽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무너지고, 그래서 우리가 지금 보는 부다 성은 대부분 17세기 이후 바로크 시대에 다시 짓기 시작한 건물들이다.

갤러리를 지나 한참을 오다보니 아름다운 광장과 분수대가 나타난다. 그 옆에는 경비병들이 머물렀던 초소로 보이는 건물이 있었고, 여기에 카페가 보였다. 이름도 "Royal Guard Cafe."

이 카페이선  바깥으로 다뉴브강과 강 건너편의 전망이 잘보인다. 또 사람들이 많은 부다 성 내에서 조용히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며 한숨 돌릴 수 있다는 것도 좋다. 카페 안에는 왕립경비대의 수장과 구성원들의 사진들과 열병식 등의 사진이 붙어있었고, 1층엔 이들이 입었던 복식도 전시가 되어있었다.

내려오는 길은 역시 엘리베이터를 찾았는데 길을 잘못들었는지, 걸어서 내려가는 도로로 이미 들어와버렸다. 워낙 단풍이 노랗게 든 아름다운 길이어서, 내친김에 걸어내려가기로 했다. 마치 남산 꼭대기에서 아래로 구비구비 내려오는 길과 많이 닮았다. 사실 걸어내려오면 20분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2층버스를 다시 타기 위해서는 엘리자베스 다리 근처까지 가야 하니 꽤 걸었는데, 부다 성만 오르내리는 버기카도 있으니, 이걸 타면 훨씬 편리하고 빠를 것 같다.

엘리자베스 다리 근처로 온 김에 그냥 걸어서 다리를 건너기로 했다. 다뉴브 강은 꽤 폭이 넓어서 한강의 좁은 지점 정도의 폭은 되는 것 같다. 약간 쌀쌀한 10도 초반의 온도지만, 안개가 살짝 낀 흐린날의 부다페스트 걷기는 정취가 있다. 강을 건너 다시 페스트 쪽으로 넘어와, 유람선 마지막 시간대를 맞추기 위해 서두른다. 우리가 산 hop-on hop-off 버스에는 유람선1번 탑승이 포함되어 있는데, 유람선은 저녁 6시가 마지막 승선 시간. 다뉴브 강을 따라 달리는 전차길 아래로 지나, 선착장에서 배를 탔다.

유람선의 윗층은 바람이 너무 불 것 같아 아래쪽 창가자리에 앉았다. 유람선은 엘리자베스 다리 근처에서 출발해, 국회의사당을 조금 지난 지점에서 유턴해서 원래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딱 한 시간이 걸린다. 이 곳 사람들은 내부 매점에 파는 화이트 와인을 한잔씩 들고 돌아다니며 수다를 떤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도 구명조끼를 입으라는 안내 정도는 있어야할 것 같지만, 그런 안내가 없다는 건 좀 아쉬웠다.

유람선의 백미는  국회의사당의 야경이다. 멀리서 보았을때의 아련한 느낌과 달리, 코앞에서 지나가며 보니, 그 규모에 놀라고, 연주황 빛으로 라이팅을 한 기술도 꽤 놀랍고, 웅장하고 화려한 것이 어떤 건축물에 비해도 뒤지지 않는 느낌이다. 유턴해서 돌아오는 길에는 부다성의 야경이 보인다.

국회의사당 야경


흔히 체코 프라하와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비교하는데, 프라하가 더 아기자기하면서 깨끗하고 정교한 느낌이라면, 부다페스트는 훨씬 규모가 크고 웅장하면서, 약간 관리가 덜 되고 낡은 인상이 있다. 다만 거대한 제국의 인프라를 오늘날에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는건 오히려 부다페스트인 것 같다. 야경에 있어서는 부다페스트가 밀리지 않는 것이, 다뉴브 강을 사이에 두고, 아름다운 다리들과 부다 성, 국회의사당같은 랜드마크들이 조명을 받아 환상적인 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저녁 7시, 선착장에 다시 돌아와 도로로 빠져나와서는 택시 앱 Bolt로 택시를 불렀다. 도시에 택시가 많은건지, 어떤 곳에서 불러도 5분 안에 도착하고, 역시나 깨끗하고 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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