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독일

[쾰른] 쾰른 대성당의 감동, 3월 벚꽃, 그리고 한끼(hankki)

Alice1911 2023. 3. 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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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 대성당. 독일에서 네번째로 큰 도시이자, 로마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쾰른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일 것이다.

독일 본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쾰른으로 자동차로 이동하니 30분 정도 걸렸다.

쾰른은 여름엔 시원하지만 지형적 영향인지 비도 잦고, 3월말인 지금도 주말 내내 비예보였다.
대성당에 방문한 일요일 아침은 관광객 그룹이 도착하기 전인 아침 9시반 경이라 더 조용했고, 비도 꽤 많이 내리고 있었다.
 


2004년, 그때도 유럽 여행중에 잠깐 스치듯 쾰른 중앙역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이 성당을 들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의 감흥은 색감이 좀 시커멓고 어두운 느낌이다, 정도여서 사실 이번에도 큰 기대없이 왔더랬다.

쾰른 대성당


그런데, 이번에 성당을 본 소감은 사뭇 달랐다. 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유네스코측이 인류의 창조적 재능을 보여주는 드문 작품, 이라고
묘사했다는 기록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그저 그 앞에 서는 순간 할말을 잃게된다.
 
수백년 동안 끊임없이 첨탑을 조금씩 쌓아올리고, 외벽의 장식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조각하면서 사람들이 들였을 노력과 의지가
장대한 검은빛 성당에서 그대로 느껴지는듯하다.
비오는 가운데 위로 올려다보면 157미터의 끝 지점은 까마득해 보인다.

1248년부터 지어서 1880년에 완공된, 거의 700년에 걸쳐 지은 성당인데, 처음엔 고딕 양식으로 시작했지만 완공할 때 즈음엔 네오고딕으로 양식이 바뀌어 있었다고 한다.
 
재미있는건, 2차 대전중 폭격의 위협이 몇번이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록에 따르면 연합군이 폭격을 거부하여 성당 본건물은 전혀 폭격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성당 앞에는 사진들이 붙어있는데 2차대전 종전 직후 재건의 시기에 찍힌 것들이다. 첨탑이 있는 성당건물 바로 앞으로 있는 건물들은 폭격에  다부서져 내렸고, 사람들이 폐허위에 앉아있거나 아이들이 무너진건물을 놀이터삼아 놀고 있는 모습들이다.

전쟁중에도 도저히 쾰른 대성당을 부술 수는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마음, 그리고 그 긴 역사를 함께 지켜보며 오늘도 묵묵히 서있는 대성당의 존재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오히려 내내 쏟아지는 비가, 대성당에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내부로 가는 중앙 문은 열려있다. 일요일이라 미사가 열린다. 천년 역사의 성당에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가 미사에 참여할수있다니.

붉은 옷을 입은 사제 두분이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입구에서 맞이하고 있다. 사진촬영도 허용되는데, 높은 성당의 천장까지 스테인드글라스가 이어져있고, 바깥의 검은색에 대비해 따뜻한 금빛 색감의 내부는 화려하고 장대하다.


미사 직전이라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어 좌석까지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뒤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좋았다. 내부도 놓치지 말고 꼭 들어가서 보기를 추천한다. 
 
쾰른 중앙역에서는 계단을 몇개 오르면 성당이 있는 레벨로 올라갈수있는데, 그래서 중앙역 광장쪽에서 사진을 찍어도 공간감있게 잘 나온다.

아이가 광장앞 물 고인데서 노는바람에 옷을 버려, 갈아입을 옷을 찾으러 쾰른중앙역에 들어갔는데, 매장도 꽤 있고 먹을곳도 많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시티컵을 사러 쾰른 중앙역 스타벅스에 들렀는데, 쾰른 시티컵은 꽤 디자인도 예쁘다. 
스타벅스의 야외 테라스에 앉으면 대성당을 눈앞에 바로 펼쳐지니 그야말로 명당이다. 
 

중앙역 스타벅스에서 본 쾰른 대성당


이날 점심은 대성당에서 차로 10분이 채 안걸리는 주택가의 한끼(Hankki)에서 먹었다.
한식당이지만 거의 치킨 메뉴가 중심이고 식사는 된장찌개, 김치찌개, 비빔밥같은 기본식 위주지만, 치킨이 워낙 맛있어서 가족들 모두 대만족. 양념과 간장, 양념과 오리지날 이런식으로 반반으로 구성된 메뉴가 많다. 
 
비가 안왔으면 라인강변으로 가서 좀 걸었을테지만, 전날 본에서 다행히 비가 안올때 라인강을 따라 산책을 했어서 쾰른에서는 패스했다. 
 
은근 독일소도시에 대해선 볼게 뭐 있을까 걱장도 있었는데 이번 본과 쾰른은 꽤 만족스러웠다.

쾰른은 대성당과 중앙역 주변을 본게 다인데도 대성당이 주는 감동이 워낙 커서인지 기분이 좋았다. 
날이 아직 찬 탓에 꽃들이 만개하진 못했지만, 거리 곳곳에 벚꽃, 매화들이 피어나 봄 기분을 느끼게 해준 것도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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