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독일

[뒤셀도르프] 안도 타다오의 랑겐파운데이션

Alice1911 2023. 1. 1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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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셀도르프 인근에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이 있다고? 정말 우연히, 검색을 하다가 알게 된 사실이었다. 하지만, 알게된 이상 운전으로 2시간 거리인 랑겐 파운데이션(Langen Foundation)을 그냥 지나칠 방법은 없었다.

뒤셀도르프 시내에 진입하기 전, 노이스(Neuss) 라는 아주 작은 마을에 위치한 미술관이다. 찾는데도 고생이 많았고, 친절한 설명도 별로 없었지만, 서울, 원주, 제주에서만 봤던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을 독일 땅에서 마주친 것만으로도 이색적이면서 묘하게 친숙한 경험이었다.

랑겐 파운데이션은 대중교통으로는 정말 올 방법이 묘연한 것 같다. 뒤셀도르프 시내에서는 기차역으로 Neuss 역이 있으니 괜찮겠지만, 그 외의 도시에서 오기는 상당히 힘들다.

네비게이션으로 랑겐 파운데이션을 치면, 끝없이 펼쳐진 논밭길 사이 외길을 한참이나 달려야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를 하고서도 찾기가 좀 힘든 것이, 다른 뮤지엄 컴플렉스와 부지가 붙어있어서, 왼편으로 가야 랑겐 파운데이션이라는 표지판이 아주 작게 붙어있고, 이걸 놓치면 다른 방향으로 들어가서 한참 헤매게 된다.

매표소로 가는길


결국 제대로 뮤지엄을 찾아오면, 생각보다 규모는 작지만 콘크리트로 된 기본 구조에 강화 유리를 씌운 직육면체의 길다란 미술관 건물을 만날 수 있다. 그 바깥으로는 직육면체의 길다란 구조물과 어긋나는 방향으로 얕게 인공호수처럼 아래쪽을 물로 채워놓았다.

수심이야 1미터가 채 되지 않게 얕지만, 일렁이는 잔물결이 미술관 건물을 떠받치고 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저절로 가만히 편안해진다.

미술관의 구조는 너무나 심플해서 인공호수의 왼쪽 시작 지점쯤에 매표소가 있고, 매표소를 지나면 호수의 옆으로 조성한 나무 데크를 밟아 본 건물로 진입하게 된다.

물의 정원



NATO의 미사일 기지 부지를 활용해서 만든 것이라 하는데, 버려진 군사기지이니 황량한 느낌도 없을 수는 없다. 처음에 길을 잃어 들어갔던 부지에 녹슨 커다란 구조물들과 땅 아래쪽으로 파내려간 곳들이 많았는데, 미사일 기지로 쓰던 시절에 조성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랑겐 파운데이션도 약간 솟아오른 땅의 뒷편에 만들었다.

유럽의 안도 타다오 건축


랑겐 부부가 1940년대부터 모은, 태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의 미술작품들을 기증할 용도로 만들었다는 이 미술관은, 전시공간 자체보다는 건축물 자체를 보러 온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겠다.

전시공간이 워낙 작고, 유럽에 컬렉션이 훌륭한 미술관이 한두개던가. 전시 작품만으로 사람을 끌어올 수 있는 구조는 아닌것같다.

특히 오늘 전시는 관심분야도 아니라 안에 들어가진않았지만 1층의 전시공간은 유리외벽 덕에 밖에서도 볼 수 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오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작은 마을 노이스가 유명해진 건 순전히 안도 티다오의 이 건축물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시골 마을 한복판에 이런 현대적인 건축물을 만들어 놓은 덕에 넓은 논밭 공간도 미술관의 배경이 된 듯한 연결성을 볼 수 있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이 워낙 심플하고 물과 흙 유리 같은 기본 재료의 충실한 구조라서 그런지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느낌도 좋다. 뒤셀도르프로 진입하기 전, 이 작지만 가슴을 울리는 미술관을 보고 들어갈 수 있어서 참 좋으니 자동치 여행자라면 잠깐 들러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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