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네덜란드

[헤이그] 유럽의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

Alice1911 2023. 11. 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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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좀 길게 있다보니, 겨울에 대한 이미지도 바뀐다. 한번씩 여행으로만 왔던 때는 우중충하고 뼈가 시리는 스산함이 참 싫었었는데, 세번째 겨울을 맞는 지금은 추위속에 빛나는, 흐린 하늘 짧은 해가 지고 나면 등장하는 동화같은 크리스마스마켓을 기다리게 된다. 
 

크리스마스마켓의 놀이기구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

 
크리스마스 마켓은 진정, 유럽의 겨울을 기다리게 만드는 이유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좋은 이유는? 
 
우선, 뱅쇼가 있다. 아무리 추운 겨울 날씨도 녹일 수 있는 뜨겁고 달콤한, 과일과 계피, 정향을 넣고 레드와인을 끓인 뱅쇼. (물론 화이트와인을 같은 방식으로 끓인 화이트 뱅쇼도 있다).

이걸 한잔 들고 마켓을 전전하며 구경을 하다보면 그저 행복해지는 마법같은 술이다. 가격도 아무리 비싸게 받는 곳이라 해도 한 컵에 4-5 유로 정도. 양도 많아서 한 컵 마시고 나면 정신이 번쩍 나면서 추위도 가신다. 
 
두번째로, 크리스마스 마켓은 도시마다 다 다르고, 정해진 유형이 없다. 어떤 곳은 놀이기구를 잔뜩 가져다놔서 아이들의 천국이기도 하고, 어떤 곳은 기념품과 음식 파는 것이 위주인 곳도 있고, 장식도 커다란 대관람차를 끼고 아주 웅장하게 해놓은 곳부터 작은 캐빈스타일의 음식 부스들이 늘어서있지만 별다른 장식은 없는 곳도 있다.

콜마의 크리스마스


그래서 질릴틈이 없다는 장점. 유럽의 왠만한 도시는 11월말부터 짧게는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긴 곳은 1월 초중순까지도 운영하니, 방문하는 곳이 어느 도시라 해도 그저 마을의 중심을 찾아가거나 근교의 비교적 큰 도시로 가보자. 국제적으로 유명하든 그렇지 않든,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크고 작은 크리스마스 마켓이 분명히 있을 거니까. 
 
제목에서 그렇듯이,

네덜란드에도 크리스마스마켓이 당연히 있다.
이 중에 꽤 유명한 곳들이 마스트리히트(Maastricht)와 헤이그(Den Haag)에서 있더라. 물론, 암스테르담에도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내 경험만으로 보면, 크리스마스 마켓은 대도시보다는 중소규모 도시에서 열리는 것들이 좀 더 집중되고, 너무 많은 인파를 피할 수 있는 것 같다(물론 파리의 크리스마스 마켓 아직 안가봤어요...). 

 
아무튼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마스트리히트와 헤이그에 가볼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마켓 갈 때의 팁은, 그 도시의 visitor center 나 관광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마켓 시즌을 확인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간의 편차가 심하다. 브뤼셀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1월 15일까지 했었는데, 어떤 곳은 12월 24일이 마지막인 곳도 있으니, 허탕치지 않으려면 미리 봐야하고, 마켓 기간에 동시에 열리는 여러가지 이벤트도 있기 때문이다. 
 

브뤼셀 시내 크리스마스 장식


헤이그는 겨울의 도시인것마냥, 흐린 하늘 아래 어스름이 찾아오면 마켓의 따듯한 주황색 조명이 켜지는 것이 참 아름다울 것 같다. 여름에 가봤던 바닷가 말고 평화의 궁전과 그저 네덜란드 식 재미있는 지붕 라인이 이어지는 고즈넉한 도심 길을 구경하고 싶다. 그러다가 좀 출출해지면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서 간식도 먹고 뱅쇼도 먹는 그런 일정으로. 
 
좀더 구체적인 일정짜기는 다음 글에 올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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