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올라가기, 브루넬레스키 패스 사용법

Alice1911 2023. 12. 18.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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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여행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있는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Santa Maria del Fiore) 대성당. 이탈리아에서는 대성당을 두오모라고 해서, 피렌체 두오모라고도 알려져 있다.
 
두오모의 존재감과 아름다움은 여느 유럽 도시의 대성당과는 확실히 다르다. 르네상스 문화가 꽃피던 시기, 메디치 가문이 다스리던 전성기의 피렌체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데, 광장에 선 것만으로도 그 시절의 영화와 번영이 느껴지는 듯하다.
 

내부공사중인 세례당


두오모를 올라가려면 온라인으로 살 수있는 3가지의 패스 중에 브루넬레스키 패스를 사야 한다. 당시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을 지은 사람들은 마지막 돔 부분을 놓고 어떻게 지을지 고민하다 공모를 했다는데, 결과적으로 이 돔을 올릴 수 있는 기술적인 기초를 제공하고 설계를 맡은 사람이 바로 브루넬레스키. 그래서 패스의 이름도 설계자의 이름을 땄다.
 
별도의 비계없이 벽돌을 쌓고 돔의 겉면과 안쪽면 사이를 띄우는 당시엔 탁월한 공법으로 쌓은 두오모여서, 꼭 올라가볼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브루넬레스키 패스를 사면 종탑, 돔, 뮤지엄(돔이 지어진 과정과 역사를 볼 수있는 곳)을 다 볼 수 있다. 돔은 463계단, 종탑이 403계단이라고 하는데, 두개를 다올라가기엔 무리겠으니 고민없이 돔으로 결정했다.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해서인지,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다. 올라가는데 20분 정도면 가는데, 직사각형 모양의 성당 부분은 무난한 계단으로 올라가지만 돔이 시작되는 부분부터가 계단이 제대로다.

경사도 훨씬 심해지고, 계단이 기댄 면이 돔의 곡면이라, 정말 굴곡면으로 올라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올라가면서도 연거푸, 어떻게 500년도 전에 이런 설계를 하고 실제로 지어올릴 수가 있었을까!! 싶게 신기했다.
 

피렌체 두오모 올라가기


돔의 마지막 부분쯤이 되면 경사가 급해져서, 계단 옆 난간을 잡고 거의 기어올라가는 각도가 된다. 이 구간을 지나면 파란 하늘이 반기는 돔의 옥상부로 올라가게 된다. 

돔 천장벽화


사각으로 된 대성당 측면 계단이 끝나고 돔 부분 계단이 이어지는 곳까지는 대성당쪽 내부 공간을 보면서 가게 되어있는데 여기가 무서웠다.

위로는 돔 내부 천장 벽화를, 앞과 밑으로는 대성당의 넓은 공간이  바라보게 되어있어서, 난간주변을 유리로 다 막아놨는데도 다리가 후덜덜 떨렸다. 오히려 돔으로 올라가는 좁은 계단으로 진입했을 때 안심이 됐달까?

어쨌든 돔 꼭대기에 올라갔을 때 펼쳐지는 피렌체 전체의 공간은 정말 아름답다. 비가 오고 나서 막힌 파란 하늘이었고.

두오모 꼭대기에서 바라본 피렌체 시내


공간이 넓진 않았지만 오래된 대리석 사이사이로 펼쳐지는 아르노 강과, 멀리 미켈란젤로 언덕. 자연이 오히려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익숙한듯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지방. 돔 천장으로 올라오는 사람들 숫자를 통제하기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아서 사진찍고 풍경을 보기에도 충분하다. 
 
브루넬레스키 패스의 좋은 점은 첫 개시 시간 기준 3일 동안 사용가능하다는 점. 한 구역을 여러번 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시간여유가 있어서 좋다.

종탑은 0층에 진입하자마자 바로 계단으로 올라가야 해서 따로 들어가지는 않았고, 패스에 포함된 세례당은 현재 공사장이라 입장은 가능하여도 천장 벽화를 볼 수는 없다. 그래서 패스와 상관없는 대성당 공간과 대성당 지하의 피오레 성당 이전 유적들을 보관한 장소를 구경했다.

그리고 세례당이 있는 쪽과 정반대 쪽으로 가면 뮤지엄 입구가 나온다. 뮤지엄에서는 영상으로 브루넬레스키가 어떻게 이 돔 구조를 구상했는지, 돔이 너무나 성공적이고 유명해져서 그 이후 유럽 내에서 유행이 되었다는 등등의 스토리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곳곳에 앉을 곳도 많아서, 지친 다리를 쉬기에 좋으니 이곳도 방문해 보기. 
 
우리는 이틀에 다 소화했지만 혹시라도 여유가 있다면 종탑에 올라가 봐도 좋겠다. 종탑 정상은 철조망을 쳐놔서 뷰가 좀 가려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돔을 바로 건너편에서 같은 높이로 바라볼 수 있으니. 
 

두오모 광장의 크리스마스트리


다만, 광장 근처의 많은 포인트들에서 돔을 조망할 수 있으니 오히려 다양한 지점에 가서 두오모를 바라보는 것도 좋겠다. 예를 들어 우피치 미술관 꼭대기 층에 있는 카페에 가면 두오모의 지붕이 딱 보이는 위치인데 여기서 보는 뷰도 너무 좋다. 
 
아무튼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워놓은 이 광장을 3일 동안 여러번 갔는데, 올 때마다 새롭고 경외감이 드는, 대단한 장소인 것 같다. 피렌체 도심 전체가 살아있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유적이자 문화유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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