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일상

[앤트워프] 북유럽 느낌의 디자인 도시 앤트워프

Alice1911 2023. 2. 21.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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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앤트워프 여행


앤트워프는 15세기에 유럽 최대 교역항으로 번성했던 곳이지만 지금도 벨기에에서 크기가 가장 크고 인구도 브뤼셀 다음으로 많은 제2도시이다. 그리고 벨기에 더치 언어권인 플레미시(flemish)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 도시이기도 하다.

그래서 앤트워프에 오면, 과거 교역의 흔적인 항구와 올드 시티는 물론, 중앙역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다이아몬드 구역'으로 불리는 거리며 새로이 생겨난 문화 공간까지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앤트워프의 문화공간 PAKT

오늘은 PAKT 라고, 우리나라의 성수동 같은 공간처럼 낡은 공, 카펰장 건물들을 리모델링해서 옥상 농원, 피트니스 센터, 식당, 카페 같은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든 곳에 와봤다. 특히 평이 좋은 Caffenationa.

천장 콘크리트를 노출시키고 커피만들고 주문하는 카운터도 역시 콘크리트와 석재를 활용해서 만들었다. 내부 장식을 최소화한 인테리어. 일요일 아침 10시인데, 이렇게 사람이 많을 일인가 싶게 붐빈다. 하기야 흐린 늦가을 일요일 아침이라면 나 역시 고소하고 뜨거운 커피를 마시러 여기 오고 싶을 것 같다.

플랫화이트는 4유로인데, 진하고 고소한 맛을 제대로 낸다. 마음에 들었던 건 아이를 위한 핫초콜렛을 주문했더니 휩크림이 올라가지 않고 덜 달고 덜 뜨겁게 아이용을 만들어주겠다고 한 것. 실제로도 덜 달고 따뜻해서 한 컵을 제대로 다 먹었다.

크루아상과 파운드케이크도 모두 맛있다. 원두 종류도 원색 세련된 포장에 패키징해서 많이 팔고 있다. 모두 주문한 커피와 가벼운 빵을 앞에 놓고 편한 복장에 수다를 떨며 편안한 일요일 오전을 보내는 모습.

앤트워프 PAKT의 Caffenation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이런 분위기를 앤트워프에서 누리게 되다니. 바로 옆에는 통건물 3층을 모두 피트니스 센트로 쓰고 있어서 한창 수업이 진행중이다. 운동을 마치고 온 사람들인지 10도 안팎에 쌀쌀한 날씨에도 반팔에 조깅팬츠를 입은 청춘들도 꽤 보인다. 이런 활력이 앤트워프의 진짜 매력이 아닌가 싶다.

PAKT에 차로 온다면, 목적지를 PAKT 로 찍을 경우 그냥 골목길 어딘가에 도착하게 되는데, 근처에 차를 대고, 주차장 입구처럼 생긴 뚫린길로 좀 들어와야 이 숨겨진 공간을 찾을 수 있다.

성수동과 좀 다른 점이라면 절은이들 뿐아니라, 가족단위, 노인들까지 아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편안하게 일상을 즐기는 동네의 모습이 있다는 것. 관광객들보다는 현지 사람들 위주이고 노트북이나 종이 신문을 갖고 와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곳을 보고 나서 항구로 이동하기로 했다. 트램(MAS 역이 있다)으로도 이동 가능하고, 차로도 10분 정도 거리. 흐린날이라 항구가 예쁠까 우려도 있었지만, 앤트워프 항의 명물인 MAS 뮤지엄을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비도 약간 뿌렸지만, 벨기에에선 비가 오다 갑자기 맑아지는 날이 예사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다.

앤트워프 항구


항구는 생각보다 참 예쁘다. 매끈하고 세련된 요트들이 정박해있고, 이 요트들은 여름 피크 시즌에 바다로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겠지. 유럽의 항구들도 지역마다, 선착장 주변이 지저분한 곳도 많은데, 역시 모던함을 자랑하는 앤트워프라 그런지, 쓰레기 하나도 없이 깔끔히 정리된 모습이다.

앤트워프 MAS


MAS 뮤지엄은 2011년, 해양과 교역, 문화의 구심점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지어진 박물관인데, 건축적으로도 재미있는 것이, 나선형으로 따라 올라가게 되어있지만, 외형을 보면 블록들을 쌓아올린 모양이라 재미있다. 입장료는 12유로. 마스 뮤지엄 꼭대기에 가면 앤프워프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입장은 하지 않고, 대신 항구 주변의 여유로운 식당가에서 먹을 곳을 찾기로 했다.

Otomat이라는 피자집이 눈길을 끈다. 미니피자와 미니 샐러드를 합쳐 14유로에 파는 점심 세트도 마음에 든다.
https://otomat.be/en

Otomat | Home

otomat.be


이곳에서 마드라스 피자와 마르게리타 피자를 시켰는데, 샐러드로 하나는 양배추에 땅콩소스로 버무린 샐러드, 하나는 비트와 시금치로 만든 매우 창조적인 샐러드가 나와서 마음에 들었다. 비오는 날 요기를 하고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여기서 차로 조금만 가면 그로토마켓, 즉 구도심으로 갈 수 있지만, 빗줄기도 강해지고 시간도 많이 늦어져서, 오늘은 이걸로 앤프워프 나들이를 마무리하기로 한다. 다음엔 좀더 맑고 따뜻할때 다이아몬드 거리와 쇼핑거리, 구도심까지 한바퀴 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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