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일상

[브뤼셀] 루이즈 Etiquette 와인바

Alice1911 2022. 12. 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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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볍게 브뤼셀 루이즈 거리 위에 있는 와인 바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다.

브뤼셀에서  와인바를 간다는 것도 사실 생각은 못하는 것이 워낙 맥주로 유명한 탓이다.

그러나 브뤼셀은 역시 유럽연합이 있어서 그런지 EU 회원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150여 개국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글로벌한 도시다.

그래서 사실은 벨기에 전통 음식도 좋지만 유럽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점들이 다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 갔던 와인바는 와인 종류가 우선 매우 다양하고 우리가 와인 셀러로 가서 직접 와인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부르고뉴 와인

와인의 방점을 두기 때문에 음식의 비중은 다소 낮은데 그래서 치즈 플레이트나 하몽 햄 세트 같은 가벼운 안주들이 더 중요하고 또 맛있다.

물론 스테이크 요리 같은 것들도 있지만 오늘 우리는 부르고뉴 와인을 마시기로 해서 좀 더 가벼운 느낌의 안주로 중심을 잡았다.

부르고뉴 와인은 좀더 많이 거르기 때문에 프랑스의 다른 지방, 예를 들면  보르도 와인보다는 더 가볍고 깨끗한 맛.

사실 와인을 잘 모르는 입장에서도 한 모금에 벌써   그 깨끗함을 느낄 수 있다. 찌꺼기가 거의 가라앉지 않고 선홍색의 깔끔한 느낌. 그래서  치즈와 같이 먹을 때  풍미를 훨씬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 식당의 치즈 플레이트는 진심으로, 태어나서 먹어봤던 어떤 치즈보다도 맛있었다.

흔한 까망베르 도 우유 본연의 고소한 맛이 많이 나고 좀 더 크리스피한 치즈들도 자몽 쨈과 같이 주어서 같이 먹으면 환상의 궁합이다.


치즈 플레이트

전체적으로 치즈에서 나는 꼬리꼬릿한 냄새가 거의 없으면서도  본연의 풍미가 잘 느껴져서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다.

Etiquette Wines는 루이즈 거리,  트램 역 바로 건너에 있어서 사실 찾아가기도 좋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그링플라스와는 약간 떨어져 있지만, 여유가 되면 이 숨겨놓은 와인바를 꼭 잊지 말고 찾아보면 좋겠다.


창밖의 안개낀 풍경


유럽의 11월 말 날씨인데다가 특히 안개가 많이 낀 오늘 저녁은 통유리 밖으로 보이는 어스름한 안개 때문에 와인바 안이 상대적으로 더 밝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와인을 다 마시고 바깥으로 나간다.

이 동네는 아무리 추워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아서 밤 공기는 서늘하고, 다른 곳이 모두 조용하지만 식당 안은 여전히 빍고 왁자지껄하다. 이런 시린 겨울 속의 환한 사람의온기가 유럽을 더 좋아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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