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터키

[이스탄불] 톱카프 궁전의 하루

Alice1911 2022. 12. 1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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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카프 궁전 여행



톱카프 궁전은 이스탄불 구시가 유적들과 조금 거리가 있지만, 경치나 궁전 내부 보존 상태 등이 아주 좋기 때문에 꼭 가보았으면 하는 유적이다.

술탄 아흐멧 모스크에서 7분 정도만 걸으면 톱카프 궁전의 유명한 대문이 보인다. 톱카프 궁전을 먼저 보고, 그 왼편으로 있는 귤하네 공원을 구경하면 대강 구시가의 핵심 지역은 다보게 된다.

톱카프 궁전에는 시간을 2 시간 정도는 할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궁전 내부 정원에서 보스포러스 해협이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이고, 궁전 안쪽의 정원에 있는 대리적 연꽃무늬 조각의 인공연못, 아라베스크와 색깔 타일로 장식한 건축양식, 오랜 세월에 닳아 기울어진 대리석 바닥같은 디테일이 모두 흥미로운 곳이라, 공간 하나하나에 시간을 좀 쓰면서 감상할만 하기 때문이다.

톱카프 궁전 인공 정원



톱카프 궁전은 오스만 제국의 정궁이었다고 한다. 비잔틴 제국을 무너뜨리고 콘스탄티노플에 입성한 정복자 메흐메드 2세가 1465년 자신이 머무를 궁전으로 완공한 이후, 1856년 압둘메지드 술탄이 새로 완성된 돌마바흐체 궁전으로 옮겨갈 때까지, 술탄의 가족이 머물렀던 왕궁이다.


오스만 제국이 가장 번성할 때 지은 정궁이라 이슬람 건축의 모든 특징이 가장 아름답게 잘 구현된 곳이라고 한다.  

1985년 유네스코가 톱카프 궁전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을 때, ‘오스만 제국 궁전의 건축양식을 한 곳에 가장 잘 표현해 놓은 건축물’로 묘사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기에 비하면 유럽의 힘이 오스만 제국보다 더 커진 19세기, 유럽 로코코 양식에 영향을 받은 돌마바흐체 궁전은 이슬람 건축양식의 특징이 덜 드러난다.

특히 톱카프 궁전의 여름은 유난히 더 아름답다. 강렬한 햇볕에 보스포러스 해협의 깊은 푸른색이 대비되어 더욱 선명하게 빛나고, 새빨간 양귀비며, 꽃들이 피어나 총천연색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궁전 벽면 곳곳에 보라색 타일의 장식이 있는데, 당시 가장 구하기 어려웠다는 자주색 염료로 물들인 타일들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건, 오스만 제국의 힘이 커지면서 궁전이 조금씩 확장되어 간 덕에 건물 내부가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한 건축 양식이 더해졌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공간마다 저마다 특징을 갖고 있다.


궁전에서 꼭 놓치지 않고 보아야 할 곳은 정원이다. 대리석을 연꽃 모양으로 둥글게 안을 파서 물동이처럼 만든 조각품이 테두리에 배치된 얕은 깊이의 인공 호수가 압권이다. 이 조각 내부에서 물이 솟아나 호수로 흘러 들어가게 설계했는데,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함브라에서 본 것과 같은 모습이다.

내부 구경을 하고 나면 해협이 보이는 정원으로 이동하게 된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은 궁전의 대문과 가장 먼 쪽이기 때문에 왕비가 머무르는 공간이었다고 한다.

톱카프 궁전에서 바라본 해협


지금이야 해협이 보이는 정원 안뜰 명당자리에 카페를 만들어 놓아서 돈만 내면 가장 좋은 창가 자리에 앉아 커피를 즐길 수도 있지만, 오스만 제국 시절에는 왕족들과 그 손님들만 이 호사를 누렸을 것이다.

바다 위로는 유람선과 대규모 상선들이 지나가고 있다.

바다 건너 북쪽으로 보이는 곳이 갈라타 탑이 있는 카라쿄이. 유럽 대륙이지만 갈라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북쪽 지역이다.

구시가에 하루를 썼다면 카라쿄이 쪽도 하루를 족히 써도 될 만큼 골목골목 구경할 거리가 많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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