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 4

[앤트워프] 왕립미술관 그리고 앤트워프 중앙역

벨기에 도시 중에 두 번째 규모지만 비교적 덜 알려진 것이 오히려 안타까운,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앤트워프를 8월 초에 한번 더 다녀왔다. 벨기에 브뤼셀에도 왕립미술관이 있지만, 앤트워프에도 아름다운 왕립미술관이 있다. 루벤스, 브루게 같은 플랑드르 거장들의 주요 활동 공간이었던 앤트워프답게, 이 거장들의 그림도 상당히 많다고 해서, 이번엔 꼭 미술관도 들러야지 했다. 그리고 건축적인 의미만으로도 방문 가치가 충분한 앤트워프 중앙역도 다시 가고, 근처에 구경할만한 것들도 들러보는 게 목적이었다. 이번에 앤트워프를 가보고 느낀 것은, 역시 유럽 도시는 여름이란 것? 벨기에의 여름은 참 짧지만, 대신에 찬란하기도 하다. 물론, 10월 가을 단풍이 노랑노랑할 때 방문한 것도 좋았고 추운 겨울 으스스할 때..

벨기에 일상 2024.08.12

[델프트] 네덜란드 작은 운하의 도시

델프트는 헤이그와 거의 바로 붙어있는 작은 운하의 도시.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원색의 조합을 세련되고 모던하게 풀어낸 게 네덜란드 디자인의 특징이라면, 델프트는 그 특징을 작은 도심에 아낌없이 풀어놓은 전시장 같다고 해야 하나. 개인적으로 네덜란드는 솔직히 내가 사랑하는 유럽 남부 도시들에 비해서 크게 매력을 어필하는 곳은 아니었다. 그런데 5월 말에 다녀온 델프트는 이렇게 작고 세련되고 현대적인 도시가 네덜란드 한복판에 있다니! 하고 놀라게 되었던 경험인 것 같다. 암스테르담 같은 대도시가 아닌 건 물론이고 규모가 아주 작은 마을인데 골동품 컬렉션이며 세련된 카페, 심지어 에어비앤비까지 이렇게 세련되고 멋질 일인가. 이번에 묵었던 에어비앤비는 사실 큰 기대 없었고 특히 구도심 한복판에 있는 숙소들의 ..

[안시] 프랑스인들의 로망, 호수 수영의 성지

안시. 오로지 여름 유럽에서 수영하기 좋은 깨끗한 호수라는 이름만으로 나의 로망을 가득 채웠던 곳. 이번 여행에서도 안시는 중요한 코스라 디종을 지나 2박째에 배치를 했었는데, 출빌 며칠 전 예보를 보니 그날 비가 온다고 해서 일정을 뒤쪽으로 돌렸다. 수영하러 가는데 흐리면 물 색깔도 짙어지고 추울 테니까 말이다. 7월 유럽은 엄청 쨍할 거 같지만 막상 지내보면 비 오는 날도 꽤 많은 데다 그런 날은 서늘해진다. 특히 산맥 주변은 기류가 불안정해서 그런지 비 오는 날이 꽤 자주 있는 거 같다. 예약했던 안시 다운타운의 숙소는 면적도 좁고 뭔가 현대적인 호텔이 별로 보이지 않아 이번에도 역시 에어비앤비를 예약하게 되었다. 투숙하고 난 결과 에어비앤비도 너무 낡고 집이 좀 어두워서 추천하기엔 좀 그렇지만, ..

[고흐드] 프로방스 세낭크 수도원의 아름다움

라벤더가 피는 계절에 남프랑스를 오면 어떤 곳에 가서 라벤더를 보느냐가 고민이다. 일 년에 겨우 한 달 에서 한 달 반, 라벤더를 볼 수 있는 짧은 시기에 남프랑스를 여행하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는 이 지역에서 많이 나는 밝은 색의 석재를 사용해서 만든 수도원 건물 앞에 흐드러지게 핀 연보라색의 꽃들이 너무 아름다운 색감이라 고민도 없이 세낭크 수도원을 골랐다. 아주 더운 날, 고흐드 마을을 보고 차로 20분 정도만 가면 닿을 수 있는 세낭크 수도원으로 향한다. 세낭크 수도원은 2차선 작은 국도 주변에 있는데 주변에 도착하면 근처 국도 주변에 이미 차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다. 우리도 덩달아 길가에 차를 세우고 수도원 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프로방스 라벤더 성지 그런데 막상 수도원 가까이에 가니 별도 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