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프랑스

[안시] 프랑스인들의 로망, 호수 수영의 성지

Alice1911 2024. 8. 4. 05:35
반응형

안시. 오로지 여름 유럽에서 수영하기 좋은 깨끗한 호수라는 이름만으로 나의 로망을 가득 채웠던 곳.


이번 여행에서도 안시는 중요한 코스라 디종을 지나 2박째에 배치를 했었는데, 출빌 며칠 전 예보를 보니 그날 비가 온다고 해서 일정을 뒤쪽으로 돌렸다. 수영하러 가는데 흐리면 물 색깔도 짙어지고 추울 테니까 말이다.

7월 유럽은 엄청 쨍할 거 같지만 막상 지내보면 비 오는 날도 꽤 많은 데다 그런 날은 서늘해진다.

특히 산맥 주변은 기류가 불안정해서 그런지 비 오는 날이 꽤 자주 있는 거 같다.

아름다운 안시의 밤


예약했던 안시 다운타운의 숙소는 면적도 좁고 뭔가 현대적인 호텔이 별로 보이지 않아 이번에도 역시 에어비앤비를 예약하게 되었다.

투숙하고 난 결과 에어비앤비도 너무 낡고 집이 좀 어두워서 추천하기엔 좀 그렇지만, 장점은 안시 구시가 한복판에 있어서 어디든 접근이 쉽다는 것.

안시 자체를 갈 만하냐라고 물으면 그 답은 100% 아니,  200% 꼭 가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그만큼 안시는 산과 바다, 호수, 인프라가 다 갖추어진 거의 완벽한 휴양도시이기 때문이다.

안시는 프랑스의 해변 도시들보다 유명하지 않지만, 막상 가보니 한국이나 중국에서 온 여행객도 꽤 많네. 한국 여행객들은 그룹보다는 두세 명 작은 팀으로 오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다운타운에 있는 오래된 감옥, 사랑의 다리도 유명하지만,  마을 한 바퀴 돈다 생각하고 걸으면 다 볼 스 있는 데다,  마을에 크고 작은 가게들과 갤러리 등 소소하게 구경할 것들이 많다.

안시 호수는 아래로 긴데, 편도로 20분 정도 자동차로 가면 호수 아래쪽까지 내려갈수 있다.  한 바퀴 도는데도 1시간이면 충분하고.

우리가 수영을 한 곳은 Plage Communal이라고 안시 호수 주변에 수많은 해변 중에서 비교적 넓은 곳이었다. 다운타운에서 차로 5- 10분 정도만 내려오면 되는 가까운 거리.

호반에 제대로 된 큰 식당이 있고 식당 옆에 달린  화장실이 있어서 옷 갈아입기도 좋다. 간이 샤워하기도 있는데 우리가 사용한 날은 물이 나오진 않았어서 이용을 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해변은 무료이고 모래사장도 꽤 좋아서 돗자리 깔아 놓고 놀다가 호수에 걸어 들어가 수영도 할 수 있는 편안한 구조다.

여름 프랑스 안시 여행


나무로 된 데크도 있다. 데크 끝까지 걸어가서 물에 들어가도 가슴 좀 위에 닿는 깊이이고 좀 더 멀리에 막아 놓은 부표까지 가도 키가 약간 넘는 정도니 상당히 안전한 곳이다.

이날 온도는 24도 정도로 그렇게 따뜻하진 않았고 심지어는 아침에 비가 꽤 많이 와서 수영은 거의 포기한 상태였는데 다운타운 구경하고 그냥 커피 한잔 마시고 떠날까 하던 순간부터 날이 개이는 바람에 갑자기 수영하고 가는 걸로 계획이 바뀌었다.

안시 다운타운


처음에 물에 들어가면 엄청 차갑지만 크로아티아에서 겪었던 정말 몸이 얼어붙는 거 같은 차가움과 비교하면 이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수온을 정확하게 말할 순 없지만 물에 들어가 있으면 그렇게 춥지 않은 온도? 그래서 쾌적하게 수영할 수 있었다.

안시호수는 보트가 떠서 호수 중앙까지도 갈 수 있다고 하는데 이날은 아침에 비가 왔기 때문인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는 없지만 보트가 뜨지는 않았다.


하지만 해변에서 노는 것만으로 충분히 좋았고, 흐린 날이어서 물 색이 막 투명하진 않았지만 해가 나니까 흐린 색깔의 신비로운 느낌이 난다.

구름이 개이는중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수영을 못 할 줄 알다가 하게 되어서 그런지 더욱더 행복한 느낌.

물에 들어가 있는데 앞에는 높은 산이 있고 호수 물이 양 옆으로 고요히 펼쳐져서, 지중해 바다에서 수영을 할 때와는 평안한 느낌이 있다.

수영 후 물론 샤워로 헹궈내면 좋겠지만 소금기가 없는 맑은 물이기 때문에 여건이 안 되면 수건으로 대강 닫고 화장실 가서 옷을 갈아입어도 찝찝하지 않다.

동네에서 그냥 걸어 나왔는지 수영하다가 반바지 정도 걸쳐 입고 호수를 빠져나가는 사람들도 꽤 있다. 진정 부러운 팔자는 이런 인근 주민들이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안시는 프랑스 사람들이 은퇴하고 살고 싶은 타운 1위라고 하고, 실제로 그 주변 지역으로 타운하우스가 여기저기 지어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거겠지.

유럽 사는 내내 품고 있었던 호수 수영의 로망을 이루어 준 안시, 바이바이.




안시 호수의 아름다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