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154

[부다페스트] 라이언 에어 탑승기

표를 끊을땐 스케줄도 제일 맞고 가격도 합리적이라 사놓고, 왜 나는 라이언에어를 샀는가, 솔직히 속으로 후회를 많이했다. 수화물이 짜서, light로 사면 8킬로 기내가방 딱 하나밖에 안된단 거는 사실 문제도 아니다. 공항이 너무 멀다. Charleroi 공항은 브뤼셀내 우리집에서도 50분 정도 걸리는 남쪽 도시인데, 사실 한번도 안가봤다. 거기에 최근에 샤를루아 공항 자체 직원부족 문제로 지난주에 사람들이 공항입장을 못해서 비행기를 다수 놓친 사건도 있었다. 다수가 아니라, 2022년 10.17-19 사이에 아예 비행기들이 손님이 없는 상태로 떠나거나 결항이 되었단다. 그러고보니, 평소에 욕하는 브뤼셀 자벤텀(zaventum) 공항이 왠일로 좋아보이고, 그냥 돈 좀 더주고 그 공항으로 할 걸 후회도 된..

[암스테르담] 암스테르담 운하와 야경

암스테르담 1박2일 일정 암스테르담은 도심 한복판이 운하로 둘러싸여 있다. 알고 보면 자연적인 지형은 아니고 17세기 암스테르담의 도시계획을 설계할때 만든 운하인데, 지금은 옆으로 폭이 좁고 3-4층 높이로 옆집과 다닥다닥 붙여지은 네덜란드 주택과 어우러져 암스테르담의 상징과 같은 존재로 자리잡았다. 늦가을의 암스테르담은 역시 비가 오다 말다 하는 구질구질한 날씨다. 오늘도 역시 비가 온다. 시내에 도착했을때는 하이네켄 박물관(Heineken Experience)에 가기엔 좀 늦었다. 금, 토요일은 9시까지 하지만, 줄이 길고 날도 궂어서 밖에서 기다리면서까지 들어가보고 싶진 않았다. 대신에 운하 주변의 맛있는 식당을 좀 찾아보기로 했다. 비오는 11월초의 저녁, 운하 주변으로 밝은 불빛이 내비치는 아기..

[모뵈주(Maubeuge)] 오셩(Auchan) 장보기, 몽스(Mons) 나들이

일요일 아침부터 남쪽으로 차를 몰아 1시간 15분. 100km 거리의 프랑스 모뵈주(Maubeuge)로 향했다. 장을 보러 가는길. 모뵈주는 여행지 검색으로는 잘 나오지 않는, 프랑스와 벨기에의 국경에 근접한 작은 타운이다. 프랑스 북부 여행 프랑스의 최북단에는 사실 릴(Lille)을 제외하고는 큰 도시가 없다. 정말 장보러 갔다는게 솔직한 고백. 그런데, 가는 길이 너무 예뻐서 글을 남기지 않을 수가 없다. 풍경 얘기는 좀 있다 하기로 하고. 브뤼셀에 살면서, 유럽이 장바구니 물가는 싸다는 얘기에 동의할수가 없던 와중에 국경을 넘어 조금만 가면 프랑스 물가가 훨씬 싸진다는 얘기를 듣고 가보기로 한거다. 물론 벨기에에서도 고기류는 싸고, 야채류, 상당수의 과일같은 것들은 한국보다 좋은 품질에 싼 경우도 ..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바다와 브런치

이스탄불 여행 일정 및 코스 점심은 이스탄불 신시가지의 바닷가 구역을 통칭하는 이름인 베식타쉬(Besiktas)의 한 브런치 식당. 사반지 가문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바로 옆에 있는 페리예( Feriye Lokantasi)에서 먹기로 했다. 이스탄불의 곳곳을 상징하는 여러 사진 중에 오르타쿄이 사원(Ortakoy Meydani)이 있는데, 보스포러스 해협에 바로 붙어 있는 사원 자체도 멋지지만, 그 광장 주변이 그야말로 식당과 카페들의 성지같은 곳이다. 워낙 풍광이 탁월한데다, 도로는 복잡하지만, 건물쪽으로 빠져나오면 넓은 정원에 바다에 면한 구조기 때문에,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그런것 같다. 페리예도 그런 곳중의 하나. 커다란 원형 테이블에 가족이나 친구들 여럿과 모여 천천히 터키식 아침식사..

유럽여행/터키 2022.10.11

[플리트비체] 발칸 여행의 시작, 플리트비체

크로아티아에 오게 된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였던 플리트비체.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호수가 사진 한장에 꽂혔다면 플리트비체는 사실 꽃보다 누나에 등장할때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마침 위치도 비엔나에서 내려오다 보면 최북단에 있는 곳이어서, 고민없이 첫 숙박 장소로 찜했다. 비엔나에서 차로 4시간 정도 거리지만, 내려오다보면 오스트리아에서 슬로베니아 국경을 넘고 다시 크로아티아가 된다. 크로아티아 3박 4일 슬로베니아가 아드리아해에서 동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모양이라 슬로베니아를 지나야 한다. 크로아티아가 솅겐협정 가입국이 아니라(내년부터 가입), 슬로베니아에서 크로아티아로 넘어올땐 국경 검문소를 넘고, 여권 검사를 한다는 점도 재미있다. 플리트비체는 크로아티아의 해안지역으로 넘어가기 직전 산악지대의 마지막 부..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 주변 가볼만한 곳

이스탄불에 오랜만에 가게 되었다. 역사나 문화가 그러하지만 규모도 엄청난 도시. 1500만 인구가 산다고 하니 그럴만도 하다. 터키가 선진국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스탄불은 유럽에서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갖추었으면서도, 아시아가 가지는 친근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오묘한 매력이 있다. 이스탄불 여행 일정 작년 개항한 이스탄불 신공항. 원래의 아타투르크 공항은 오래되기도 했고 터키항공의 허브 공항으로 아시아와 유럽 노선의 가성비높은 경유 공항 역할을 하다보니, 너무나 사람이 많았다. 신공항은 처음인데, 인천공항 설계한 팀이 맡아 지어서 그런지 인천공항의 깔끔하고 시원한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이스탄불에 오면 보통 보스포러스 해협을 중심으로 동쪽 아시아 대륙쪽과 서쪽 유럽 대륙쪽 중에 유럽사이드의 관광지를..

유럽여행/터키 2022.10.02

[파리] 에펠탑과 함께한 주말

파리 1박2일 일정 파리에 처음 갔을땐 파리에 다녀온 것만으로도 좋았고, 두번, 세번 파리행이 반복되니, 파리 시내 주요한 관광지는 다 갔나? 하면 또 근교의 어딜 안갔네, 싶고, 그럼 또 몽셍미셸이든 베르사유든, 에트르타든 다니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파리같은 대도시, 거기다 전세계 사람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곳들은 무언가 오래 머물수록 더 많이 알게되고, 그럴수록 더 좋아하게 되는 그런 매력이 있는 듯하다. 좀 장황했지만, 엄마랑 겨우 1박 2일 그것도 에펠탑 근처에만 있다온 짧은 여행이었는데도 몇달이 지난 지금, 이렇게 행복한 마음으로 꺼내 볼 수 있는 건, 아마 파리라는 공간이 불러일으키는 여유, 정서, 그리움 같은 것들이 있기 때문일 듯하다. 거기다 샤를드골 공항으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탈리스..

[블레드] 블레드 호수의 여름

블레드 호수, 하면 호수 한가운데 떠있는 아름다운 성당을 가진 섬 사진이 떠오를 것이다. 동유럽 여행의 떠오르는 강자인 슬로베니아는 수도 류블랴나보다 블레드 호수가 더 유명하다. 슬로베니아 여행 일정 나 역시 그랬고, 블레도 호수를 보는것이 이번 일정에서 슬로베니아를 포함시킨 큰 이유이기도 했다. 류블랴나에서 하루 묵고, 비엔나로 올라가는 방향으로 50분쯤 달려, 드디어 블레도 호수에 도착. 어, 여기 생각보다는 그냥 관광지 호수 정도의 느낌인데? 하는 아주 살짝의 실망감도 있었다. 엽서에서 보던것보다 호수 전체의 면적이 컸고(아마 한바퀴 걸어서 돌려면 1시간 이상이 걸릴듯했다), 엽서 속의 섬은 호수 끝쪽에 아주 작게 붙어있어서 외부 도로에서 호수에 진입하는 중심부에서는 꽤 멀리 보이기 때문에, 확 와..

[자다르] 아드리아해의 첫 도시, Zadar

크로아티아 4박5일 일정 수도 자그레브에서 아드리아해를 만나 자동차로 계속 내려오면 스플리트, 그리고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하기 전에 가장 먼저 자다르에 도착하게 된다. 아드리아해로 진입하는 입구에 있기 때문이다. 두 도시에 비해 널리 알려진 건 아니지만, 자다르에도 '바다의 오르간' 같은 유명한 볼거리들이 있다. 우리는 플리트비체에서 출발해 3시간 넘게 운전을 했기 때문에 저녁도 먹을 겸 들르게 되기도 했다. 건조한 돌산에 몽글몽글 이끼처럼 식물이 붙어있는 전형적인 지중해 산들이 끝나가고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바로 자다르. 아드리아해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바로 초입에 온 것이다. 아드리아해의 도시들이 그렇듯이, 자다르 또한 좋은 기후와 바다를 접해있어 사람이 살기 좋았던 덕에 기원전부터 사람들이 살았고..

[비엔나] 카페의 도시 비엔나

달그닥거리는 마차들 사이로, 오페라 극장 뒷편의 가장 번화한 거리를 즐거운 마음으로 걷는다. 도시 한복판 호프부르크 궁전, 오페라 극장, 이 모여 있는 곳. 구도심을 가장 잘 둘러볼수 있는 방법중 하나가 마차로 한바퀴 도는 것이다. '피아커(Fiaker)'라고 불리는 두마리 말이 끄는 마차로 20분 정도 간단하게 볼 수 있는 코스도 있고, 도심을 좀더 길게 도는 40분짜리 코스도 있다. 잠깐 고민했지만 20분은 너무 짧을 것같아, 80유로에 4명이 탈수있는 긴 코스를 택했다. 마차 투어는 유럽 왠만한 도시는 다 있지만, 비엔나에선 정말 한번 타볼만한것이, 비엔나 구시가가 그만큼 잘 보전되어 있고 아름다워서 고풍스로운 건물들 사이로 달리다보면 정말 내가 합스부르크 왕가 시대의 오스트리아에 들어와있는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