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154

[암스테르담] 잔세스칸스 풍차마을과 국립미술관

암스테르담 여행 코스 다음날은 암스테르담을 좀 벗어나서 잔세스칸스란 소도시로 풍차를 보러 갔다. 근처로 가니 벌써 진초록으로 벽면을 칠한 붉은 벽돌 박공지붕의 집들이 우리를 반긴다. 좀 아쉬운건, 봄이나 여름이면 이런 풍경이 시원한 느낌이었을 텐데, 11월에 오니 추위를 많이 타는 나에게는 바람이 너무 매섭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너무 황량한 감이 있다. 바닷물은 검푸르고 깊고, 온도가 그리 낮지도 않지만 바닷바람은 꽤 거칠었다. 풍차 마을 자체는 워낙 예쁘게 조성되어있다.오래된 풍차 안으로 들어가 밧줄이며 목조 구조물이 생긴 모양을 볼수있게 되어있고, 겉면은 진초록색으로 깔끔하게 칠해놓았다. 겉에서 보았을때도 예쁘다. 중간중간 아기자기한 기념품샵도 있고, 박물관도 있다. 오후엔 다시 암스테르담 시내로 ..

[피사] 겨울 피렌체, 피사 공항에서 피렌체 시내 이동

겨울 피렌체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 피렌체야 여름, 가을에도 너무 좋겠지만 아무래도 일이 좀 덜 바쁜 12월에 가까운 이탈리아를 가보자 싶었고, 겨울에도 피렌체의 고즈넉한 역사 지구를 보는 감흥은 휴양지 여행때보다는 계절 편차가 덜 할 것 같기도 해서이다. 유럽 내에서 피렌체를 갈 때는 피사 공항이라는 라이언에어가 주로 내리는 공항이 자주 옵션으로 뜬다. 해변에 있고, 해변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 정도 이동하면 피렌체. 솔직히, 겨울 비수기(여름 성수기에 비하면 말이지)라, 기내가방 10kg 2개를 추가한 비용까지 해서 3명에 180유로라는 매력적인 가격으로 표를 끊을 수 있었기 때문에 더 고민없이 피렌체 가자! 가 된 측면도 있다. 아무튼 아이를 데리고 하는 여행이니 이동루트를 확실히 해 둘 필요가 ..

[훈세플라스] 네덜란드 북부 여행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더 북쪽으로는 사실 큰 도시가 없기 때문에 여행으로 잘 가지 않지만, 가족들과 함께 가기엔 한적하고 좋은 곳이 훈세플라스(Hoornseplas) 호수이다. 도시로 따지자면 그로닝겐(Groningen)에서 조금 남쪽 위치이고, 비교적 관광지로 알려져 있는 히트호른과도 차로 1시간 정도 북쪽으로 떨어져 있다. 네덜란드 북부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시원하다는 것! 한 여름 7-8월에도 25도를 넘어가는 일이 별로 없고, 인구밀도 낮고 하늘은 높고 파래서 쾌적하다. 그리고 덴마크같은 북유럽 도시들이 갖고 있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 도시 전체에 가득하다. 어떻게 보면 아기자기한 맛이 없고 화려하고 가슴설레는 느낌을 주진 않지만, 때로는 이런 정갈함이 매력으로 다가올 때도 ..

[보드룸] 터키 겨울 보드룸 여행

보드룸은 터키에서도 그렇게 잘 알려진 곳은 아니다. 하지만, 터키의 지중해를 낀 도시가 보통 그렇듯이 한번 보드룸을 알게 되면 자꾸 가고 싶은 매력이 있는 에게해의 보석이다. 한겨울에도 낮기온이 15도 이상 올라가고 쨍한 햇빛을 받을 수 있는 축복받은 날씨를 가졌다. 보드룸은 터키의 남쪽 지중해와 서해안인 에게해가 만나는 경계선에 있다. 이스탄불에서 보드룸 가는 비행기도 많고, 프랑크푸르트같은 유럽 대도시에서 직항이 많아서 사실 쉽게 갈 수 있는 편이다. 보드룸 공항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30여분 정도 기면 보드룸 시내에 도착한다. 더 동쪽인 달라만 공항에서 한 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오는 방법도 있다. 내륙쪽이 고도가 더 높기 때문에 버스로 보드룸 방향으로 오다보면 어느 언덕 위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눈..

유럽여행/터키 2023.11.01

[헤이그] 유럽의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

유럽에 좀 길게 있다보니, 겨울에 대한 이미지도 바뀐다. 한번씩 여행으로만 왔던 때는 우중충하고 뼈가 시리는 스산함이 참 싫었었는데, 세번째 겨울을 맞는 지금은 추위속에 빛나는, 흐린 하늘 짧은 해가 지고 나면 등장하는 동화같은 크리스마스마켓을 기다리게 된다.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 크리스마스 마켓은 진정, 유럽의 겨울을 기다리게 만드는 이유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좋은 이유는? 우선, 뱅쇼가 있다. 아무리 추운 겨울 날씨도 녹일 수 있는 뜨겁고 달콤한, 과일과 계피, 정향을 넣고 레드와인을 끓인 뱅쇼. (물론 화이트와인을 같은 방식으로 끓인 화이트 뱅쇼도 있다). 이걸 한잔 들고 마켓을 전전하며 구경을 하다보면 그저 행복해지는 마법같은 술이다. 가격도 아무리 비싸게 받는 곳이라 해도 한 컵에 4-5 유로..

[아헨] 독일 소도시 여행

독일은 벨기에와 서쪽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아시아 사람들의 수가 적고 땅 크기도 경상북도 정도밖에 되지 않는 면적인 벨기에와 비교하면, 독일은 유럽의 아시아 사람들이 살기는 아주 좋은 곳인 것같다. 아시아 사람들이 훨씬 많고(전체 8천3백만중에 2백만명 가까이가 아시아인들이다), 물가가 싸고, 땅이 더 크고, 사람들의 분위기도 더 실용적이다. 벨기에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중 근교 여행으로 독일이 은근 좋은 선택지인 것 같다. 네덜란드보다는 독일을 더 선호하는 건 개인 취향 탓이지만, 프랑스 최북단에는 은근히 가볼만한 특징적인 도시들이 많지 않다. 반면 독일의 서부는 오히려 베를린이나 뮌헨같은 독일 동부에서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벨기에에서 가기가 더 좋다. 트리어(Trier)나 뒤셀..

유럽여행/독일 2023.10.27

[헤이그] 네덜란드 헤이그 여행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서남쪽 바다로 조금만 이동하면 헤이그다. 역사책에 나와서 유명하지만 사실 이 도시의 진짜 이름은 덴하그(Den Haag)이다. 영어식으로 발음한게 더 헤이그인데, 우리나라에선 '헤이그'로 굳어진 것 같다. 크지 않은 규모지만, '쉐브닝겐(Scheveningen)' 해변의 멋진 풍경, '평화의 궁'이라 불리는 국제사법재판소가 있는 부지, 아담한 시내까지, 꽤 볼 게 많은 도시가 헤이그이다. 암스테르담은 네덜란드의 수도이지만, 네덜란드의 정부 소재지는 헤이그이고, 20세기 초반 각종 평화회담에 이어 국제법정들이 들어선 곳도 바로 이 헤이그이다. 헤이그 쉐브닝겐 바닷가는 북해의 썰렁한 진청색 바다를 자랑하지만, 잘 가꾸어져 있다. 카지노며 19세기 웅장한 건축양식으로 지은 호텔들, 레고..

[산레모] 니스 근교 1박 숙소, 로얄 호텔 산레모

니스에서 차량으로 1시간만 가면 국경을 건너 이탈리아 도시를 구경할 수 있는데, 그 도시가 200년 전부터 사람들이 즐겨찾는 아름다운 해안 도시라면 뭐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니스보다 어쨌든 물가도 조금은 싸고, 이탈리아 명품 아울렛도 한번 가볼 수 있고, 해변과 도심 중심부 산책도 하기좋아 여러모로 1박 정도 하기엔 너무 좋은 산레모. 여기 온 가장 큰 이유인 로얄 호텔 산레모(Royal hotel Sanremo)는 비싸긴 했지만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는 것 같다. 우선 수영장이 보통 5성급들의 수영장과는 많이 다르다. 가장 큰 장점은 완벽한 위치랄까. 풀 주변 썬베드에 누워 정면을 보면 로얄호텔의 화이트톤 전면부가 막힘없이 펼쳐져서 마치 1800년대의 어느 여름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마요르카] 팔마 대성당, 궁전과 시내 쇼핑 그리고 숙소

스페인 마요르카 섬의 주도인 팔마에 대한 검색을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팔마 대성당과 알무헤이다 궁전. 궁전 안을 돌아보는 투어를 잠시 고민했는데, 30도가 넘는 온도에 아이를 데리고 한시간 넘게 돌 자신이 좀 없기도 했고, 생각보다 궁전 앞 정원이 너무 힐링이 되어서 굳이 유적 관람에 나설 유인이 없어달까. 그냥 밖애서 보는걸로 만족하기로. 어쩌면 몇년 전 그라나다의 헤네랄리페 궁전에서 너무 큰 경이로움을 느껴서 그걸로 이미 충족이 된 것도 있고. 아무튼 알무헤이다 궁전 앞에는, 스페인을 이슬람교도들이 점령하고 있던 시절, 이슬람 건축 양식으로 조성한 직사각형 긴 수로, 그리고 돌을 깎아 기하학 원형 무늬, 꽃잎 무늬로 만든 분수대가 어우려져 있다. 동그란 분수대에서 솟아나오는 물이 더위를 한결 식혀주..

[마요르카] 팔마 시내 물놀이하기 좋은 비치

마요르카는 제주도의 두배나 되는 큰 섬. 좋은 해변이 너무 많지만 팔마 근처에서 찾아야 대중교통으로 찾아갈 수 있을것 같아 숙소에서 열심히 검색. 다행히 숙소가 팔마 시내 한복판이라(숙소 괜찮았다, 다음얘기에 소개할게요) 시내버스로 갈만한곳+구글평 좋은데를 찾으니 이야테스 해변(Playa de Illetes)이 나온다. 역시 4번 버스를 타고 쭉 가면 나오는데, 첫날이고 이미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이라 택시를 불렀다. 생각보다 잘 안듣느 택시앱. 호텔 로비에 택시 불러달라고 했더니 10분쯤 뒤에 기사아저씨가 로비로 들어온다. 이걸 타고 10분 정도 가니, 해변으로 내려가는 본격 막히는 구간이 등장. 언덕에서 구비구비 좁은 길로 해변까지 내려가는 구조인데, 분위기 보니 차 안에 20분은 더 갇혀있겠다 싶어..